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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1 17:25 수정 : 2019.12.12 02:38

정경심 동양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장면.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장면.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사건 담당 재판부가 10일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했다. 지난 9월 기소한 공소사실이 11월 2차 기소에 맞춰 변경을 요청한 내용과 “같은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사건 공범과 범행 일시, 장소 등 다섯가지 모두 중대하게 변경된 이상 공소장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소사실의 기본은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이고 일시·장소 등 부수적인 사실만 변경한 것”이라며 반발하자 재판부는 “검사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해봤나”며 질책했다. 검찰이 지난 9월6일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당일 심야에 공소시효(7년) 만료를 이유로 피의자 소환도 없이 범죄행위가 두 문장에 불과한 부실 공소장을 법원에 낼 때부터 예견되던 바다. 모든 게 검찰의 책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검찰은 이후 정 교수를 소환 조사한 뒤 표창장 위조 일시를 2012년 9월7일에서 2013년 6월 중순으로, 범행 장소도 동양대에서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바꾸는 등 범행 일시·장소와 방법, 행사 목적 등을 모두 바꿔 11월11일 횡령 등 다른 혐의와 함께 2차 기소했다.

검찰은 다시 한번 변경 신청을 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소취소를 한 뒤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2차 기소에 따르면 시효가 남아 있어 문제는 없다지만 애초 기소가 성급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재판부는 이날 사건 기록이 아직도 변호인 쪽에 모두 넘어가지 않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보석’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는 검찰이 조 전 장관 수사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사실 정 교수 공소사실은 자녀 입시나 사모펀드 비리 등으로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유재수 감찰무마 수사’도 사실상 조 전 장관을 겨냥한 별건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수사’가 4개월 가까이 계속되는 데 대해 일각에서 ‘인디언 기우제’처럼 나올 때까지 파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특히 울산지검이 맡고 있던 ‘하명 수사 의혹’까지 돌연 서울로 가져오는 등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조직적 저항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적잖다. “검사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법원의 지적을 검찰은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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