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9 05:59
수정 : 2020.01.0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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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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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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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7·8일 이틀에 걸쳐 여야의 공방 속에 마무리됐다. 청문회에선 전직 국회의장인 정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따른 삼권분립 훼손 논란, 정 후보자 측근의 화성 동탄 특혜성 택지 공급 관여 의혹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6선 의원다운 경륜과 소신, 겸허한 자세 등 총리로서 자질을 어느 정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여야는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국회에서의 무기명 인준 표결 등 남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길 바란다.
정 후보자 지명 때부터 논란이 됐던 삼권분립 훼손 문제는 긍정적 선례는 아니지만, 인준을 막을 정도의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입법부 수장이었던 정 후보자가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것을 두고 “집권 여당이 행정부 견제 기능을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후보자는 “송구하다”면서도 “삼권분립은 기능과 역할의 분리이지 인적 분리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맞섰다. 삼권분립의 애초 취지에 비춰보면 입법부와 행정부는 인적으로도 분리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주저함이 있었지만,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 통합을 이끌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듯이 대안 부재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 후보자가 “총선 후 협치 내각 구성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른바 ‘협치 총리’ ‘책임 총리’로서의 기대감을 높인다. 정 후보자는 ‘총선 1년 후 개헌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는데, 총리에 취임하면 협치 내각과 분권형 개헌의 소신을 토대로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펼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자유한국당은 동탄 택지 특혜 의혹,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매각 관여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격을 퍼부었지만, 정 후보자와 직접적 연관성을 드러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뒤 삼권분립 훼손 등을 이유로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에서부터 난색을 보였다. 청문회가 큰 논란 없이 마무리된 만큼 자유한국당은 보고서 채택에 응하고, 본회의에서 무기명투표를 통해 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게 순리다. 자유한국당이 국무총리 인준 문제에서도 절차를 따르지 않는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 명분 없는 투쟁에만 매몰됐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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