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에 연금’ 1년간 2471만원

감사원, 2004 결산보고서 “국가 예산운용 주먹구구식”

정부가 사망자에게 연금을 부당지급하고 세입 재원에 대한 고려도 없이 지방교부세를 함부로 이월처리하는 등 정부의 예산운용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이 1일 내놓은 ‘2004 결산검사보고서’를 보면,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월 국가유공자의 부인 ㄱ씨가 사망한 뒤 그 다음 순위의 유족에게 사망일시금을 지급하고도 사망한 ㄱ씨에게 올 2월까지 1203만원의 연금을 잘못 지급하는 등 최근 1년동안 3명의 사망자에게 모두 2471만원의 연금을 부당지급했다.

또 행정자치부는 세입재원이 없는 예산을 다음해로 이월하지 말라는 재정경제부 등의 요구를 무시하고 지난해에만 14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이월처리해 올해 예산운용에 차질을 초래한 것으로 지적됐다.

행자부는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필요성이 있는 11곳은 제외하고 엉뚱하게 사고위험이 거의 없는 15개 초등학교 주변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지적됐다. 또 교통사고개선사업도 정작 필요한 16개 지역을 사업대상에서 제외하고 대신 필요성이 낮은 46개 지역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먹는샘물 제조업체에 t당 9178원의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한 반면, 청량음료 및 주류제조업체 등에는 t당 26원밖에 부과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해 21만7625t의 샘물을 판매한 제주지방개발공사는 22억8722만원의 부담금을 냈으나 같은 기간 지하수 34만2748t을 사용한 강원도 홍천군의 한 맥주회사는 고작 1986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국고보조금 예산을 실제 소요액보다 많이, 또 사업진척도와 관계없이 교부하는 바람에 지자체가 제때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 국고보조금 예산을 사장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부는 문화산업단지로 지정할 수 없는 대전 서구·유성구 일대 부지를 산업단지로 지정협의해 주거나, 지방비가 확보되지도 않은 사업에 국고보조금을 교부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충북도에 양여하면서 양여대상에서 제외된 청남대 비치 미술품 55점에 대한 관리권을 명백히 하지 않아 훼손·도난시 기관간 분쟁의 소지를 남긴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