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13 15:22
수정 : 2012.12.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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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의 한 동 복지위원회에서 동네 독거노인들의 생일축하 잔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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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지역복지대상 기초부문 | 우수상
도봉구 ‘복지공동체’
서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엔 대형 점포보다 복지위원회가 더 많다. 14개 동별로 복지위원회가 있고, 복지위원만 256명이다. 하나같이 동네에서 낯익은 이들이다. 옆집 할아버지, 아주머니, 새댁, 청년 등이 ‘위원’ 감투를 쓰고 있다. 구가 지난해 9월 제정한 조례를 통해 이들에게 동네 맞춤형 복지사업을 기획하라는 ‘특명’이 올 상반기 내려졌다.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역인 방학3동에도 복지위가 있다. 12명이다. 경험도 재원도 일천한 이들은 논의 끝에 기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빈곤층 전수조사부터 하기로 했다. 1차 복지수요자로 꼽힌 120가구 가운데 20가구를 최종 선별했다. 이를 위해 동 복지위원 12명이 3명씩 조를 이뤄 직접 방문면접 조사를 벌였다.
누군가에겐 밑반찬 서비스를 연결해주고, 누군가를 데리고 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도록 행정처리해주고, 누군가의 말벗이 되어줬다. 할머니와 살던 아이에겐 고교생 언니를 멘토로 연결해줬다.
쌍문3동 복지위(13명)는 바자회를 열어 재원부터 마련했다. 복지위원들이 동네를 훑으며 옷, 양말, 밀가루, 막걸리 등 후원물품을 모았다. 통장협의회, 새마을부녀회 등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봄이 여름으로 건너던 5월25일 바자회가 이웃 700명으로 들썩이고 떠난 자리에 수익금 185만원이 남았다. 수익금은 저소득층 스무 가정의 여름용 방충망으로 에누리없이 바뀌었다.
도봉구는 ‘도봉 복지공동체’ 사업을 지난해 2월부터 꼬박 1년 준비했다. 취지는 간명하다. 사각지대의 소외 이웃을 이웃이 발견하자는 것이다.
무엇이 부족한지만 꿰뚫는다면 조력자를 찾는 일은 되레 쉽다. 이웃이 나서면 더 큰 이웃들이 손길을, 물품을, 후원금을 건네오는 덕분이다.
올해 14개 동별 특화 복지사업 40여건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작 단계다. 도봉구 쪽은 “강한 개인주의로 복지위의 관심을 아직도 꺼리는 분들이 있고, 위원들의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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