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1.04 19:20
수정 : 2013.11.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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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27)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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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시각장애 최수연 주무관
서울시청 출근 50일 맞아
“공무원이란 직업은 저와 세상을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예요. 세상 주변을 맴돌던 제가 세상으로 나가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서게 해줬습니다.”
서울시에 출근한 지 4일로 50일째를 맞은 최수연(27·사진)씨는 시 공무원(일반행정 7급 주무관)이다. 1급 시각장애인인 그는 지난 9월16일부터 날마다 안내견 ‘온유’와 함께 신정동 집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해왔다.
서울시 새 청사 1층 장애인자립지원과가 그의 부서다. 그 바로 옆이 안내견 온유를 위한 공간이다. 온유는 장애인보조견 인증기관에서 양성돼 지난해 12월 최 주무관에게 기증됐다. 13살 때 시력을 잃은 최 주무관은 특수학교를 나와 대학·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복지관과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가 수험교재를 점자와 컴퓨터용 파일로 만들어줘 2년 동안 공부한 끝에, 지난해 가을 서울시 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장애인 채용 비중을 3%에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10%까지 늘렸다. 빛조차 구분할 수 없는 전맹 시각장애인은 시험 시간을 일반인의 1.7배로 늘렸다. 최 주무관의 업무는 저소득 중증 장애인에게 전세주택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그의 자리엔 광학 문자판독기, 전자식 독서확대기, 점자 라벨기 같은 보조기기들이 있다.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좋은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그는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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