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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01 16:42 수정 : 2015.07.01 16:42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6기 1주년을 맞아 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 시장 재임 1주년 간담회 “감독 필요하지만 통제만 하는 시스템은 곤란”
“누가 ‘메르스 똥볼’ 얘기하던데 똥볼도 많이 차야 하나라도 맞지 않겠나?”

“중앙정부가 콘트롤타워로서 감독권과 지휘권은 있어야 하지만 많은 것을 (지방에) 내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자부(행정자치부) 이런 데는 없어지고 지원청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뒤 42일째,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섰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민선 6기 서울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시청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말했다.

지난 달 4일 밤 서울시는 메르스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긴급브리핑을 열면서 ‘메르스와의 전쟁’에 뛰어들었고, 중앙정부의 메르스 대응 방식을 바꿔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처음에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다가도, 정부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이 거듭되자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방정부나 민간을 규제할 건 제대로 해야 하지만, 해야 할 건 제대로 안 하고, 통제만 하는 시스템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월4일 밤 10시 넘은 시간에 굳이 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있다. 다음 날 아침에 해도 됐을텐데.

“지내놓고 보면야 양천구 메디힐병원도 봉쇄하지 않아도 됐고, (35번 환자 동선 공개도) 그렇게 할 필요 없는 게 맞지만, 말씀드렸듯이 방역에 있어선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 그렇게 보면 누가 ‘똥볼’ 얘기를 했는데, 똥볼을 많이 차야지, 그 중 하나라도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막지 않겠나. 헛발이 대부분이고 하나라도 맞으면…. 그럼 축구할 때 똥볼 차면 안 되나? 상대한테 공을 멀리 보내야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6월4일 브리핑과 관련해 서울시의 대응이 지나쳐 혼란을 일으켰다며 “똥볼을 찬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날 기자회견으로 시장 지지율도 올랐다.

“(손사래를 치며) 에이. 정치적으로 자꾸 그럴 것 같았으면 제가 이렇게 안했을 거다. 4일 하루종일 (보건복지부에 확진자 동선 공개를) 요청하고 통화했는데 안 하니까, 우리가 할 수 없이 한 거지.”

-당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 같던데.

“아니 정부와 잘 하고 있는데, 에이 뭘 또 그런 얘길.”

-어떤 수준의 대화 내용이었나?

“우리가 사실 3일까지는 메르스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하고 우린 그냥 내려오는 지시대로만 열심히 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4일 아침부터 상황보고를 받고 ‘큰 일 났네’하고 계속 연락했다. 어쨌든 (복지부) 장관이나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문제제기를 한 거다. 장관은 알아보고 전화하겠다고 했고, 본부장은 시장이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 (역학조사 결과 내용도) 딱 한 장 짜리 달랑 하나 왔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도 구청에 그러는 것 아닌가 반성도 했어요. 중앙정부는 위에서 큰 일만 했지만, 우리는 사소한 작은 일까지 다 해봤어요. 위에만 능력있고 실력 있는 것 아니고, (지자체도) 상당한 역량이 쌓였는데 그걸 위에선 권한을 틀어쥔 채로 있어서 순환이 잘 안 되는 거죠. 콘트롤타워로서의 감독권 지휘권은 있어야 하지만 많은 것은 (지자체에) 내려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감독하면 되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행자부 이런 게 없어지고 지원청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 시장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 앞선 공식브리핑에서 메르스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급격하게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100억원대 자금을 해외 광고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동남아와 중국 도시에서 현지 프로모션과 특별 이벤트를 열겠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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