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지휘 불인정하려는 내부정서 때문인듯
일선 경찰서들이 유공 경찰관들에 대한 관할 검찰청장 표창 상신을 거부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경찰이 검사장급 검찰청장이 수여하는 표창을 받기 위해 애썼던 과거와 달리 수상을 거부하려는 것은 수사권조정 문제를 놓고 검찰과 갈등양상을 빚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내 12개 경찰서 가운데 성북경찰서를 제외한 11개 경찰서가 마감 시한까지 검사장 표창 상신 대상자를 검찰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남부지검 관내 6개 경찰서에서는 2곳만 후보를 상신하고 4곳은 상신 거부의사를 밝혔으며 서울서부지검 관내 5개 경찰서는 모두 상신을 거부했다. 의정부지검 관내 8개 경찰서도 표창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서울동부지검 관내 5개 경찰서는 표창 대상자를 상신했고 서울북부지검은 이달 15일까지 대상자를 추천받기로 해 얼마나 많은 경찰서가 상신할지는 미지수다. 대전지검 관내 21개 경찰서 중에는 9개 경찰서가 표창 후보를 상신하고 나머지 12개 경찰서는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이는 모든 경찰서들이 빠짐없이 검사장 표창 대상자를 상신했던 전례에 비춰 극히 이례적인 일로 최근 심화되고 있는 검ㆍ경수사권조정 갈등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관 입장에서는 검사장 표창을 받으면 여러모로 상당한 도움이 될 텐데 굳이 표창을 거부한 것은 수사권조정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검ㆍ경갈등 양상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도 "매년 빠짐없이 수사관련 유공자 2명 정도의 표창을 상신해왔지만 올해는 검찰과 관계가 미묘하기도 하고 반드시 상신해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찰청에서 검사장 표창과 관련한 지침을 받은 것은 아니다. 검찰 표창을 경찰이 받으면 마치 검찰이 경찰보다 상급기관인 것처럼 보이는 면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검찰 수사권 지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경찰의 내부 정서가 표창 거부 배경임을 내비쳤다. 강훈상 김상희 기자 hs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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