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후속 여객선, 선원 현황 부풀려”

감사원 “사업자 선정 공정성 훼손”
인천해양청에 ‘주의 조처’ 요구

대저건설이 인천~제주 항로에 세월호의 3.6배에 달하는 대형 카페리선(여객＋화물) 오리엔탈펄8호(2만4748t) 운항을 준비 중이다. 대저건설 제공

2014년 세월호 참사 뒤 운항이 중단된 인천~제주 항로의 새 여객운송사업자가 사업제안서에 선원 확보 현황 등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인천해양수산청 감사 과정에서 인천~제주 항로 사업자 선정 당시 사업제안서 검증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해 담당 공무원에게 ‘주의 조처’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월 인천해양수산청이 새 사업자로 선정한 대저건설은 사업제안서에 선원 17명을 확보했다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14명만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원 5명의 승선 경력도 실제보다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3년8개월까지 부풀려 적었다.

감사원 로고

감사원은 “인천해양수산청이 제안서 내용이 증빙자료와 일치하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업자 선정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제주항 선박 접안과 계류에 대한 안전성 검토 등 다른 항목에선 위법사항이 적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감사원 지적을 받았지만, 정식 운항 면허가 발급될 때는 법에 따라 선원을 확보해야 하는 등 안전에 문제없게 하겠다”며 “부두 사용이 가능해지는 올해 12월 이후부터 제주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새 여객선 ‘오리엔탈펄 8호’(2만4748t)는 세월호(6825t)의 3.6배 규모로 2016년 7월 건조됐고 승객 1500명과 차량 120대 등을 싣고 22.3노트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

이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