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 |
선관위, 민간기업 선거 첫 위탁관리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레저업체인 ㅇ관광개발의 새 이사·감사를 선출하기 위해 이날 서울 대치동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의 투·개표 등 모든 과정을 관리·감독했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민간기업체의 선거를 맡아 관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주주들의 경영권 다툼이 여러 차례의 주주총회 무산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주주총회를 제3의 공정한 기관을 통해 해결하라”는 결정을 받고, 선관위에 위탁관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선관위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주총 현장에 직원 32명을 투입해 투·개표를 관리하고 증거 채집을 위한 비디오 촬영도 했다. 앞서 주총 소집통지서 발송과 소집 공고도 선관위가 대행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가 민간기업의 선거를 관리할 의무는 없지만 깨끗한 선거풍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위탁관리를 하게 됐다”며 “갈등을 빚어왔던 이 회사의 현 운영진과 비상대책위 모두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해부터 교육감과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 주민투표 등을 위탁관리해 왔으며,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립대 두 곳의 총장 후보자 선거와 다음달 18일의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위탁관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는 “정당이나 일반 기업체에서 선거 위탁관리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민간 선거 위탁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선거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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