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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4 18:12 수정 : 2005.02.04 18:12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4일 충북 제천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의원연찬회 도중 빙 둘러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천/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반박’세력 중도보수 반박
지도부 “국민 70% 중도” 이념좌표 이동 제시
강경파 “자학적 인식… 정체성 더 명확하게”
소장파 “이념 옮겨놓고 행동 안하면 뭐하나”

한나라당이 의원연찬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선 논쟁에 휩싸였다. 3∼4일 이틀 일정으로 충북 제천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표 등 지도부가 “집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의 이념 좌표를 중도보수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제시하면서, 정체성 문제를 놓고 여러 세력간에 찬반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노선 논란은 박 대표 체제를 둘러싼 ‘친 박근혜’ 대 ‘반 박근혜’ 갈등 및 대선후보 경쟁구도 등과 맞물려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지도부, ‘정통보수’에서 ‘중도보수’로=박세일 정책위의장은 연찬회 기조발제에서 당의 이념을 ‘공동체 자유주의’로 하고, 노선을 ‘혁신적 중도보수’로 하자고 제안했다. 영남 중심의 수구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으면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윤건영 여의도연구소장도 “국민의 이념지형을 보면 이미 중도·진보가 70%가 됐고, 보수는 소수파로 몰리고 있다”며, 노선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중도보수’의 개념에 대해 “지난 세기의 개인주의적 보수를 벗어나 공동체적 연대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하고 변화를 한다는 점에서 혁신적 보수”라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노선 변화에 동조하는 중도성향 의원들과 강경·보수파 사이에 열띤 찬반공방이 벌어졌으나, 지도부는 4일 의원들의 박수로 ‘중도보수’ 노선 채택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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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보수파, “좌표 이동 반대”=영남 중진들 중심의 강경·보수파는 “그런 자학적인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체성을 흔들지 말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김용갑 의원은 “남을 설득하려면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자신을 애매하게 중도로 규정해 놓고 보수를 설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희망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보수성향 의원 모임인 ‘자유포럼’의 이방호 의원은 “당 이념을 작위적으로 중도로 옮겨놓는 것은 안 된다”며 “정통보수라는 이념과 중심을 분명히 하고 유연성을 발휘해 주변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택수 의원도 “지도부가 지표를 과장해 위기감을 조성하고, 자학에 가깝게 자기 비판을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 소장파, “구체적 행동으로”=개혁성향의 소장파는 당의 좌표 이동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행동이 없는 노선 논쟁은 공허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찬회에서도 보안법 등 쟁점 법안이나 과거사 문제, 행정수도 이전 대책 등에서 단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소장파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당의 노선을 천명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도 과거사나 쟁점 법안들의 정상적 처리를 막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도 “국민들은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서야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정국 현안들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제천/정광섭 기자 iguass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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