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7 21:59
수정 : 2020.01.17 22:08
“필요 이상 물고 늘어져 정쟁화하려는 의도”
반복되는 설화에도 민주당 안일한 대응 논란
당원들도 “무의식이 더 문제” “교육 시켜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집중포화가 쏟아지자 민주당은 “정치공세”라며 맞서고 있다. 장애인·이주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이 대표의 발언이 자주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안일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 장애인 차별 발언과 관련해 이해찬 대표님께서 네 차례나 사과했다”며 “당에서도 인권 감수성 제고와 혐오차별 근절을 위한 시스템 마련을 위한 논의를 준비하고 있으니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공세를 하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본인도 거듭 사과를 했다”며 “이걸 필요 이상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도 정쟁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그런 분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 상처를 줬다고 하면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당 대표의 설화가 총선에 끼칠 영향’이나 ‘사과를 넘어 당 차원의 인권 의식 교육 필요성’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더 이상 말씀을 안 드리겠다”며 추가 질문을 차단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이 대표의 사회적 약자 비하 발언이 반복되는 가운데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사과했으니 그만하자’는 민주당의 대응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방증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16일 논평을 통해 “여러 차례 대중의 뭇매를 맞은 이 대표가 매년 이러한 발언을 되풀이하는 원인은 근본적으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잘못된 사고방식 탓”이라고 진단하고 “되풀이되는 사과문은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일 뿐이며 이제는 용납할 수 없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당원들은 이 대표의 반복된 설화가 총선을 앞두고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당원은 “(이해찬 대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입만 열면 말실수를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이 더 문제 아니냐. 평소 생각이 그렇다는 걸 보고도 투표하고 싶어질지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이해찬 대표가 이상한 소리를 못하게 사전에 민심에 관한 교육을 시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