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의 중국인들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모두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치며 회견장 안에 있던 30여명의 외신기자들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의 기자들을 밖으로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AP통신 사진 기자가 머리를 얻어 맞기도 했다. 공안부 소속 요원들로 밝혀진 이들은 거듭된 신분확인 요청을 묵살한 채 "외교부의 사전 허가를 받은 뒤 회견을 하라"며 김문수 의원 등 회견장에 나와 있던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려다 이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중단했다. 김문수 의원은 "이같은 일은 처음 당해 보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충격을금할 수 없다"며 "주중 한국대사관이나 중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과 배일도, 박승환 의원은 회견무산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중국 당국에 기자회견 허용을 요구하며 오후 늦게까지 회견장을 지켰다. 최병국 의원은 사태발생 이후 40여분 뒤 현장을 떠났다. 양측간 대치가 이어지자 한국 외교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사태 발생 경위 및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을 추가로 현장으로 보내 사태수습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주중대사관 관계자 7∼8명이 현장에 도착, 의원단과 중국측을 오가며중재에 나섰으나 양측간 입장차가 적지 않아 진통을 겪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관례상 기자회견에 대해 사전허가제를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전 허가 없이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사건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가 이어지자 김문수 의원은 이날 오후 7시께 "중국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지않은 회견이라도 중도에 취소할 수 없다"면서도 "내외신 기자들을 불러 왜 회견을중단할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원만한 처리를 원한다"라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으나 공안당국은 "법에 어긋나는 위법 회견이므로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론을 고수, 타협점 마련에 난항을 겪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 등은 지난 10일 중국 옌지를 방문, 탈북자 수감시설 등을 둘러본 뒤 11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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