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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2 20:12 수정 : 2005.12.12 22:50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왼쪽),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오찬을 하기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원자바오·고이즈미 총리와 5분 회동 ‘아세안+3’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채택 ‘동아시아 공동체’ 구성 적극 노력키로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제9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른 나라 정상들과 함께 ‘쿠알라룸푸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회의에 참석한 13개국 정상들은 이 선언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또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 방안으로 현재 ‘아세안+3’ 참가국 사이에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진을 더욱 권장하며, 나아가 이를 포괄하는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EAFTA)의 출범 가능성을 전망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아세안+3’ 정상들은 제4차 6자 회담 공동성명을 지지하고, 다음 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열려 공동성명의 성실한 이행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는 또 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동아시아의 정체성을 살리고 문화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동아시아 주간’을 지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아세안 10개국만이 따로 회의를 하는 사이, 노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대기실에서 4∼5분 가량 만나 뼈있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먼저 고이즈미 총리가 대기실의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삼성 플라스마 아니냐. 한국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며 “한·일이 전자분야에서 상당한 경쟁관계에 있다”고 얘기를 꺼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동아시아 비즈니스 전시회에 설치된 한국관을 참관하고 일본관에도 들러볼 생각인데, 둘 다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어 “한류가 일본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류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문화적인 현상을 본다면 2500년 전부터 중국의 문화가 한국에 유입됐고, 100년 전부터는 일본 문화가 한국에 유입됐으며, 5년 전부터는 한국 문화가 두 나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두 사람과 자리를 같이했으나, 대화에는 끼지 않았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세 나라의 정상회담은 ‘아세안+3’ 정상회의 기간에 정례적으로 열렸으나, 올해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대신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따로 정상회담을 열어,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쿠알라룸푸르/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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