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5 17:20
수정 : 2005.01.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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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가 5일 오전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묵념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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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5일 시민단체의 이기준 신임 부총리 철회 요구에 대해 “재검토는 없다”고 못을 박고 나섰다. 청와대는 이 부총리와 개인적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천거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이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이 부총리가 대학에 있으면서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며 “당시의 의지와 경험을 잘 살려서 대학교육개혁에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임의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몇 가지 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노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총장 재직시절 판공비 과다지출, 사외이사 겸직, 장남 병역논란 등 다소 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교수 연구비 확장, 연구결과에 따른 성과급 강화, 대학정원 10% 감축 등의 개혁과제를 착실히 수행해 서울대의 지적수준을 높이는 체제정비에 몰두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부총리가 김우식 비서실장과 개인적 인연이 막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977년부터 10여년 동안 화학공학 관련 저서 5권을 공동집필했고, 1999년 공학교육인증원(ABEEK) 창설 때는 이기준 이사장, 김우식 원장으로 나란히 취임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연세대 총장 때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친한 지인으로 이 부총리를 꼽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부총리의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이 이번 인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이 김 실장의 ‘정실인사’ 의혹을 제기하자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찬용 수석은 “민정수석실에서 사전에 법률적·윤리적 검토를 마쳤고, 3배수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며 “비서실장은 인사추천회의를 주재할 뿐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공식 입장과 달리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무리한 측면이 있으며, 자칫 노 대통령의 연초 안정적 국정운영을 흔드는 화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의 흠결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는 한 그대로 밀어붙일 태세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재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겨레> 정치부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 김우식과 이기준의 공저- 김우식, 이기준, "화학반응공학(역서)", 탑출판사, 1977.
- 김우식, 이기준, "화학공학요론(I)(공동)", 탑출판사, 1980.
- 김우식, 이기준, "화학공학요론(II)(공동)", 탑출판사, 1980.
- 김우식, 이기준. "운동량, 열 및 물질이동론(공동역서)", 희중당, 1986.
- 이기준, 김우식, "이동현상론(공동역서)", 희중당, 1987.
- 이병기, 한송엽, 김우식, 이기준, "Engineering Education in Korea and the П-Structured Educational Systems", in ASEE Conference Proceeding, 1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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