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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5 20:05 수정 : 2006.06.05 23:15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한 한나라당 발전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근본적 민심이반·지난 대선 ‘반면교사’ 큰 자산”
“지방선거 압승은 반사이익…변화없으면 또 당해”

한나라 등 2007 대선 전망

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당내 관심이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옮아가고 있다.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후보 선출시기 등을 놓고 계파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고, 전여옥 의원은 5일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한 한나라당 발전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한나라당의 높아진 집권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들이다.

그러나 당 일부에서는 지방선거 승리 6개월 뒤 대선에서 패배한 2002년의 경험을 되새기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이번 선거를 2002년과 견줘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또 2007년 대선은 어떻게 전망할까?

지방선거 평가=한나라당과 보수진영에서는 2002년보다 환경이 유리해졌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시각차가 드러난다. 정치지형이 변화한 결과라는 해석에서부터 아직 반사이득에 그치고 있다는 시각까지 다양하다.

뉴라이트 진영의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번 민심이반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본격화한 평등주의, 대북정책 등에 대한 심판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펀더멘털(근본)의 변화”라며 “그런 점에서 내년 대선의 대세는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국민들이 현 정권에 ‘노’라고 말한 것은 맞지만 한나라당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발견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정국의 향배는 앞으로 여당과 야당이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와 다르다=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경쟁 체제’를 갖췄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이라는 데도 대체로 동의했다. 홍진표 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서로 경쟁을 통해 민주적 리더십을 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의 대세론에 안주했던 2002년과 다르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2002년 패배’라는 반면교사가 있다는 사실을 과거와 다른 강점으로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은 “과거 경험을 거울삼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이 강해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대선 직전 이뤄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학습효과도 앞으로 여권이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각종 ‘깜짝 카드’에 대해 국민들의 면역력을 키워줬다는 분석도 있다.

역풍도 우려=그러나 여전히 한나라당의 적극적 변화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보수진영 내부에 많다.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의 개인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방선거는 정권의 현재와 과거에 대한 심판이지만 대선은 미래지향적 상품을 선택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대세론에 안주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려면 호남지역의 동의를 얻고, 용서를 구하고 화해해야 한다”며 “가해자인 박근혜 대표와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하면 호남정서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표를 몰아준 국민이 한나라당에 실망할 경우 2007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금 열린우리당이 지리멸렬하고 있지만, 앞으로 한나라당으로 기우는 분위기가 커지면 국민들의 견제심리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박병수 성연철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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