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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5 21:33 수정 : 2006.06.05 21:33

“여당, 질서정연한 수습·조기 안정 우선”

이목희 의원 “성급한 개편 대신 진지전 통해 기력 회복을”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이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표류하고 있는 당의 항로를 바로잡을 해법으로 ‘질서정연한 수습과 조기안정을 토대로 한 끈질긴 진지전’이라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5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당명개정, 재창당, 정계개편, 민주개혁세력 대연합 주장은 우리의 지금 처지에서 이루어 질 수 없으며, 성급히 시도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력회복’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여당에 주어진 최고의 과제는 “질서정연한 수습과 조기안정”이고 “그 기초 위에서 끈질긴 ‘진지전’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당을 수습한 뒤 안정된 토대 위에서 당 위기의 원인을 줄이거나 없애는 정치적·정책적 노력을 국회에서 집요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 드러난 여권에 대한 국민의 총체적 거부를 짧은 기간에 쉽게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선거 결과를 보면 지역·계층·세대 모두에게서 지지를 잃고 있고, 정치행태·전술이 거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그는 △성과 없이 목청만 높은 개혁 △서민과 중산층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제도화 실패 △오만하고 독선에 찬 정치행태와 전술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조급증 등을 꼽았다.

이 의원은 특히 “대선 승리에 고무된 우리는 조급한 자신감에 빠져 지역주의 극복의 확실한 토대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지역을 잃어버렸고, 특히 지지를 받았던 지역에서 지지가 반토막이 됐다”며 ‘성급한 지역주의 극복론’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고건 전 총리 영입론’에 대해서도 “고건씨는 시대정신, 자력으로 이룬 성과, 사회문제를 돌파할 전투력 등 대통령의 필수조건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비판했다. 그는 “2007년 대선은 결국 보수수구세력과 중도개혁세력의 대회전”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수습·안정되어 진전하면 대선의 조직적 중심은 우리 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한나라, 정치적 역동성·순발력 높여야”
박형준 의원, 정계개편 대비 ‘진지전 속 기동전’ 주장

한나라당 소장파 집단인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5일, 지방선거 뒤의 정계개편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진지전 속의 기동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일부 의원들에게 배포한 ‘5·31 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건 세력과 열린우리당, 민주당 사이에 ‘헤쳐 모여’가 본격화된다면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역동성이 발휘될 개연성이 높다”며 “그에 비해 한나라당은 자신의 진지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확장해 거대 진지를 구축해 상황에 대처하는 진지전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진지전은 안정성은 높은 대신 순발력이나 유연성이 약하고, 정치적 드라마를 만들어내기가 용이하지 않다”며, “따라서 진지전을 취하되 그 안에서 기동전 형식을 충분히 가미할 수 있도록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7월) 전당대회와 (내년) 대선 후보 경선과정은 진지전 내의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번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에서 서울과 호남, 제주에서 새 인물을 영입해 한나라당의 정치문화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며 “전당대회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조직하고 당의 문호를 개방해야만 진지전 하의 기동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컨텐츠 없는 이미지’는 적어도 차기 대선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며 “대선 후보들은 즉자적인 세력 부풀리기 경쟁에서 한발 떨어져 국가경영의 비전을 정립하고 분명한 정체성과 자기 색깔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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