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04 17:57 수정 : 2005.01.04 17:57

새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임명된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왼쪽)이 4일 오후 기자회견을 하러 들어서며 마중나온 교육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안병영 부총리가 이임식을 마친 뒤 꽃다발을 든 채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김정효기자

총장때 사외이사 겸직·판공비 남용·장남병역 입길‥끝내 중도하차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의 교육부총리 기용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 쪽은 이 신임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경쟁체제에 입각한 대학 개혁을 밀어붙인 것을 높이 평가했으나, 시민단체들은 여러 의혹들로 도중 하차한 인물이란 점을 들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민교협 “기초학문 소홀‥반개혁적”

이 신임 부총리는 총장 재임 때인 1998년부터 4년 동안 대기업 계열사에서 받은 연구비 1억4천만원을 학교에 신고하지 않았고, 규정상 불허된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해 오다 2002년 3월 문제가 불거지자 총장직을 사임했다. 여당 대표 등에 대한 선물비용으로만 6천여만원을 사용해, 판공비 과다사용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여성부 고위공무원이었던 부인도 서울대 법인카드를 사용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이중국적자인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이 총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4일 “서울대 학생정원 감축, 교수 성과평가제 도입 등 일반적으로 학생이나 교수에게 동의되기 어려운 과제를 추진한 것이 서울대 총장에서 물러난 제일 중요한 이유였다”며 “혁신, 개혁을 하다가 힘들어 (물러났다고) 생각하지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곧 서울대에 교수 연구업적 강화 등 경쟁체제를 전면 도입하려다 힘에 부쳐 물러났다는 것이다.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서울대 내에서는 극렬 반대했던 학부통폐합 문제나 정원축소 등을 밀어붙여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이해찬 총리가 그의 이런 경력을 높이 사 부총리로 제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천거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를 높이 평가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벌였던 여러 정책도 한꺼풀 벗겨보면, 경쟁와 효율만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방식의 교육개혁에 불과하며, 또다른 서울대 기득권을 만들어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는 이 부총리가 교육계의 대표적 시장주의자로, 기초학문 육성에 소홀했다며 그를 반개혁적 인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신임 부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도덕성 논란에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교육정책 우선 과제에 대해선 “입시보다는 대학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도록 훌륭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교육이 세계무대에 올라가도록 유인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