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6 20:43
수정 : 2019.09.06 21:37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야당 ‘조국 딸 의혹’ 질문 집중
뚜렷한 위법증거는 제시 못해
조국, 사과하면서도 적극 반박
동양대 총장과 통화사실 인정
여당은 개인정보 유출 쟁점화
공세는 거셌지만 창끝이 무뎠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법무·검찰개혁 등 정책 현안보다는 후보자 딸의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한 불법·특혜 의혹에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조 후보자는 딸이 진학에 필요한 스펙(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누린 특혜 등에 대해선 자세를 낮춰 거듭 사과하면서도 자신과 가족의 위법행위를 입증하려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는 적극적인 태도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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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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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청문회 직전 불거진 조 후보자 아내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서울대 인턴 경력 허위기재 의혹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으나 뚜렷한 위법 증거를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만 조 후보자가 이날 동양대 표창장 의혹이 불거진 뒤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고, 부인 정아무개 동양대 교수가 연구실 컴퓨터를 학교 밖으로 반출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뒤 제출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해명하지 못함에 따라 ‘증거 인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 후보자는 ‘최 총장과 통화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제 처가 압수수색이 된 날 너무 놀라서 최 총장께 전화드려 통화하면서 너무 흥분하길래 (제가 전화기를 넘겨받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제 처가 이런 주장을 하니 조사를 잘 해주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한국당 위원들이 조 후보자 딸의 고교 생활기록부(생기부) 내용을 공개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개인정보 불법 유출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쟁점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검찰과 본인 외에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을 생기부가 버젓이 돌아다니고 (검찰이 흘리지 않았으면 알기 힘든) 증거인멸 의혹들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검찰과 한국당, 일부 언론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딸의 생기부 내용을 공개한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날도 “생기부 내용은 공익제보를 받은 것”이라며 제보자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
이날 청문회가 마무리되면서 20일 넘게 진행돼온 여야의 ‘조국 대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당은 조 후보자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장관에 임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가족 문제와 관련된 각종 특혜와 사모펀드 불법 논란 등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낙마 사유가 충분하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조 후보자는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데 법무부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질문에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사람으로서 모든 행보를 무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자 사퇴 여부는 지금 거론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이 이날 자정 종료됨에 따라 이르면 7일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나 김규남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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