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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0 10:55 수정 : 2019.05.20 11:04

태양 표면에 검게 보이는 흑점은 기존에 알려진 11년·60년 주기 외에 240년 주기로 많아졌다 적어졌다 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검은점·자두·계란·복숭아·배로 크기 표현
태양주기 11년·60년 외에 240년 추가 발견
흑점 많아지는 시기에 온도 급격히 하락해
태양 장주기 활동 기후변화와 연관성 입증

태양 표면에 검게 보이는 흑점은 기존에 알려진 11년·60년 주기 외에 240년 주기로 많아졌다 적어졌다 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고문서 기록을 토대로 태양이 11년이나 60년 주기로 활동할 뿐더러 240년의 장주기로도 활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20일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에 기록된 태양흑점과 서리 정보를 분석해 태양의 240년 활동주기를 찾아냈다. 이를 통해 태양의 장주기 활동이 과거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고려사>(1151년 3월)에 흑점에 대해 ‘흑자’라 기록하고 크기를 “계란만했다”고 표현했다. 천문연 제공
양홍진 고천문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 천문연 연구팀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 흑점에 대한 55군데의 기록을 찾아내 분석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태양 활동 주기인 11년과 60년 이외에 240년의 장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국의 사서에 기록된 흑점 정보도 함께 비교해 한국 고문서에 기록된 태양활동의 240년 장주기가 신뢰성 있는 자료임을 입증했다. 흑점은 태양활동의 직접적인 지표로 태양 표면에서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태양활동 주기는 흑점 수가 가장 많아졌다 가장 적어지는 동안의 기간을 가리킨다.

한국과 중국 사서에 기록된 1천년 동안의 흑점 주기 분석. 빨간색과 파선은 몬테카를로 분석에서 추정된 99.73%와 99.99%의 통계 유의 수준으로, 이들 선보다 높은 봉우리는 실제 태양활동의 주기임을 알 수 있다. 천문연 제공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흑점(흑자)를 기록하면서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 등의 표현으로 크기를 표시했다. 이는 실제 태양 활동의 강도와 일치한다. 서양에서 태양흑점을 관측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때부터여서 현대천문학에서는 태양의 240년 장주기 활동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천년 동안 흑점과 서리 기록 분포. 아래쪽 빨간 점선 막대그래프는 한국 흑점기록 수, 파란색은 중국 기록 수이다. 막대그래프가 겹쳐진 곡선그래프는 240년 태양활동 주기를 나타낸다. 위쪽의 작은 원은 서리 기록으로, 검은색과 흰색 원은 각각 봄과 가을의 서리 관측 날짜를 나타낸다. 두 원 사이(무상기간)의 간격이 좁을수록 기후가 추워짐을 나타낸다. 천문연 제공
연구팀은 역사서에 기록된 기상 현상 가운데 온도변화를 보여주는 서리 기록과 태양 활동 곧 흑점의 관련성을 비교하는 분석도 진행했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약 700건의 서리 기록이 남아 있다. 연구팀이 서리가 내리지 않는 시기인 ‘무상기간’의 변화와 태양주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1400년과 1650년 무렵에 무상기간이 급격히 줄어들어 240년 주기로 태양의 흑점이 많아진 시기에 우리나라의 온도가 급격히 하락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홍진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가 태양의 240년 장주기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 논문은 학술지 <기상과 태양-지구 물리학 저널>(Journal of Atmospheric and Solar-Terrestrial Physics) 5월호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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