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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1 20:26 수정 : 2007.07.11 20:40

‘진보’ 설 자리 잃어가는 대학가

학교 “외부기관 주최라서 허가 못해”
다함께 “출교생 사태관여 때문인듯”

2007년 여름, 마르크스가 고려대 담을 넘지 못하고 서울 안암동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고려대는 11일 반전·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단체 ‘다함께’가 주최하는 학술행사 ‘맑시즘 2007’의 학내 개최를 불허한다고 밝혔다. 강선보 고려대 학생처장은 “2005년에 만들어진 ‘외부기관 행사는 불허할 수 있다’는 학칙에 따라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며 “이념적 행사라 불허한 것은 아니며, 외부 행사라도 학교 이익과 관련되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신자유주의 등 50여개 주제로 14~17일 열릴 예정인 ‘맑시즘 2007’ 행사에는 린지 저먼 영국 전쟁저지연합 사무총장, 권영길·노회찬 민주노동당 대통령 경선 후보 등이 연사로 나선다. 다함께는 지난 2001~2005년까지 고려대에서 이 행사를 열어오다, 지난해에는 학교 쪽이 불허해 경희대로 장소를 옮겼다.

강 처장은 “지금 마르크시즘을 말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함께 쪽은 “지금도 전세계에서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김영익 행사진행 책임자는 “지난달 초 협조요청을 했는데 지난 6일에서야 불허 통보가 왔다”며 “비민주적 학사행정 탓도 있지만, 다함께가 고려대 출교생 사태에 깊숙이 관여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다함께가 출교생 문제와 연결돼 있으며, 이번 행사를 위해 본관 앞 출교생 농성텐트 옆에 또 텐트를 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고려대는 행사가 강행되면 관련 학생들을 학칙에 따라 조처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지난 5월 말에도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 등 30여개 단체가 마련한 ‘반전반핵평화 동아시아국제회의’도 외부단체 행사라는 이유로 개최 3일 전 불허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총학 “주변 경관과 부조화 없애기로”
민주동문회 등 “6월항쟁자료” 반발

부산 동아대 총학생회가 캠퍼스 안 중앙도서관 올라가는 길 옆의 옹벽 벽화 <6월항쟁도>를 지우려 하자 민주동문회와 민족미술인협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상민(24) 부총학생회장은 11일 “벽화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벽화가 주변 경관과 안 어울려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앞서 지난 2월에는 캠퍼스 정문에 서 있던 ‘6·15 공동선언 이행 대장군’과 ‘학원자주화 여장군’ 등 장승도 철거했다.

이에 동아대 민주동문회는 이날 총학생회와 대학본부에 <6월항쟁도> 보존 요청서를 보냈다. 이성열(34) 민주동문회 사무국장은 “뉴라이트 계열의 현 총학생회가 6월 항쟁의 소중한 자산을 없애기로 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민족미술인협회 배인석 지역위원장도 “항쟁도는 당시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라며 “곧 총학생회 쪽에 벽화 보존 요청서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6월 항쟁도는 1988년 미술패 열린그림마당이 그린 30m×3m 크기의 아크릴 벽화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민중들이 결국 통일된 해방 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배수림 인턴기자(부산대 신문방송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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