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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1 19:04 수정 : 2007.08.21 19:04

미국서 과학기술 박사학위 받은 사람 잔류 현황

이공계 인재들, 자녀 교육·집값 걱정에 귀국 꺼려

40여명 지원자 모두 ‘부적합’
공개 채용 내년 3월로 연기

서울대 공과대학이 교수 7명을 공개 채용하려 했으나 단 한명도 뽑지 못했다. 서울대 공대가 신임 교수의 공개 채용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외국에 있는 이공계열의 우수 인재들이 자녀 교육과 집값 부담 등을 이유로 다시 국내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 데서 빚어진 사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 3월 기계항공공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 등 5개 학부(과)의 신임 교수 7명에 대한 채용공고를 내 40여명이 지원했으나,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한명도 채용하지 못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대 공대는 공개 채용을 내년 3월로 미뤘다.

서울대 자연대도 올해 1학기에 수리과학부, 물리천문학부, 화학부에서 한명씩 교수 세명을 공채하려고 했으나 수리과학부에서 한명만 채용하고 두 학부에서는 채용하지 못했다.

김도연 공대 학장은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눈에 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건우 공대 교무부학장은 “이전에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서울대 교수가 되겠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이전보다 우수한 인재가 모자란다”고 말했다.

오세정 자연대 학장은 “유학을 간 우수 인재들은 이미 현지 대학 쪽에서도 교수직 제안을 많이 받는다”며 “이전에는 한국이니까, 서울대니까 하면서 능력있는 사람들이 국내로 왔는데 지금은 시각이 달라졌고, 자녀 교육 문제나 집 문제 등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과학기술 계통의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인들 가운데 미국에서 교수직·연구직 등을 맡아 미국에 남거나, 미국에 남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표 참조)


2005년 서울대 자연대에 특채로 임용된 홍성철 교수(물리학)는 “‘비슷한 환경이면 한국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아이들 교육 문제와 집값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학 박사를 받은 뒤 2년 전 국내로 돌아온 경희대 김아무개(39) 교수는 “미국에 함께 있던 한국 친구들끼리 ‘한국에서 교수 되는 것보다 집 사는 게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도연 학장은 “이공계는 해외시장을 무대로 삼기 때문에 미국의 대학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며 “자녀 교육 등의 환경적인 차이를 메울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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