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28 19:46
수정 : 2007.09.28 19:46
정년보장 심사 15명 무더기 탈락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는 이달 초에 열린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인사위원회에서 신청교수 35명 가운데 43%인 15명을 탈락시켰다고 28일 밝혔다. 테뉴어 심사는 교수로 임용된 뒤 일정 기간(8년 이내)이 지나 연구 성과 등을 심사해 통과한 교수에게는 정년을 보장해 주지만 탈락하면 퇴출시키는 제도다.
이번에 탈락한 교수들은 남은 재계약기간(1~2년) 안에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면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재계약이 불가능해 카이스트를 떠나야 한다. 탈락한 교수들은 대부분 50대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한 교수는 “1971년 개교 이래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현재 400여명의 교수 가운데 200여명이 정년을 보장받는 등 그동안 퇴출된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며 “탈락 규모가 전례없는 것이어서 교수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특히 서 총장이 ‘테뉴어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해 학과장, 학장들이 내부적으로 인정받는 교수들을 엄선해 심사를 신청한 결과여서 파장이 더 크다”며 “평생 직장으로 여겨지던 교수직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그동안 “학생들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학교가 세계적인 대학이 안되는 것은 교수 책임으로 교수 가운데 20%만 테뉴어를 받아 정년이 보장되는 하버드대와 경쟁하려면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한편, 카이스트는 400여명의 교수 가운데 370여명이 국내 명문대를 나와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270여명은 미 동부지역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이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