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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8.17 21:23 수정 : 2015.08.17 21:24

대학 동기 “오래 고심한 듯”



17일 국립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현철(54) 교수는 부산대 국문과에서 주로 현대시를 가르치는 평범한 교수였다. 부산대 교수회의 임원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동료와 지인들은 “평소 자기 주장을 잘 펴지 않는 매우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부산대의 한 교수는 “감투를 쓰거나 자신의 주장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너무 놀랍다”고 말했다.

부산대 국문과를 졸업한 고 교수는 1990년대 초반 무크지 <지평> 등에 시를 발표한 시인이자 평론가였다. 1990년대 초반 썼던 시들을 엮어 첫번째 시집 <평사리 송사리>를 2013년에 냈다.

그의 1990년대 초반 시들은 사회를 고발하고 풍자하는 내용이 많았다. 당시 한국에 새로 들어온 노래방 풍속도를 그린 ‘노래방에서’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수서택지분양사건을 그린 ‘수서는 쑤셔’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대 교수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5일 학교 본부 앞 단식농성장에 고 교수가 방문해 ‘몸이 안 좋아서 함께하지 못한다. 미안하다’고 했다”며 “그는 김기섭 총장의 지지자였다. 김 총장이 진정한 대학 민주화를 이룰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 총장이 간선제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괴로워하고 학생들 보기 부끄러워했다”고 전했다.

대학 동기인 부산지역의 한 교수는 “시와 영화평론을 많이 했는데, 2년 전 활동이 뜸하다가 얼마 전 다시 만났다. 조용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미뤄 갑자기 투신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김영동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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