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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8.18 21:01 수정 : 2015.08.18 22:17

18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본관 건물 앞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전날 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진 국문과 고현철 교수의 명복을 빌고 있다. 부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김기섭 총장 사퇴로 새 국면 맞아
교수회-학교, ‘선출방법 논의’ 합의
학교쪽 “고인 숭고한 뜻 기릴 것”
교육부, 거부 방침…정면충돌 예고

김기섭 부산대 총장이 고현철(54) 교수 투신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17일 밤 전격 사퇴하면서, 총장 직선제 폐지를 두고 학교 쪽과 교수회가 갈등을 빚어온 부산대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부산대 교수회 임원 4명과 대학본부 보직간부 4명은 18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대학본부 4층에서 만나 직선제 등 총장 선출 방법을 논의해 나가자는 데는 뜻을 같이했으나, 세부 방안과 고 교수의 장례절차 등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대학본부 쪽이 교수회 임원들의 대표성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양쪽은 교수회 대표들이 협상의 권한을 위임받으면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고 교수의 유족과 교수회는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17일 대학본부 3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인의 뜻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인의 주검이 안치된 부산 침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조문만 받고 장례절차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교수회는 2012년 총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꾼 학칙을 행정절차 때문에 당장 개정하기 힘들다면 학칙을 직선제로 바꾸겠다는 합의서나 각서를 써줄 것을 대학본부 쪽에 요구할 방침이다.

안홍배 부산대 총장 권한대행(교육부총장)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져서 참담하다. 고 교수가 자기 양심에 따라 대학과 사회 민주화의 일익을 담당하고자 목숨을 던진 숭고한 뜻을 기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인의 희생이 허무하게 끝나지 않도록 대학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대학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수회는 분향소를 대학본부 1층 복도에 마련했다. 교수들은 분향소 옆 천막농성장 근처에서 연구비 지원 중단 등의 으름장을 놓으며 간선제를 집요하게 강요해온 교육부를 온종일 성토했다.

앞으로 교육부와 부산대의 정면충돌도 예상된다. 대학본부 쪽이 교수회와 직선제로 총장을 뽑기로 합의하면 교육부에서 압박을 하더라도 더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부산대가 내년 1월 취임할 새 총장을 직선제로 뽑아 교육부에 ‘대통령한테 임용제청을 해달라’고 요청하더라도 반려할 가능성이 높다.

교수회 관계자는 “교육부가 직선 총장을 뽑는다고 재정 지원을 삭감하면 교수들은 연구비 삭감 등의 고통을 감수하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힘을 합쳐 온몸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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