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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난지도
“2020년가진 지켜봐야” ‘맹 맹 맹 맹~ 꽁 꽁 꽁 꽁~’ 2002년 7월, 여름철이면 들을 수 있는 환경부 보호종 맹꽁이의 소리가 난지도에서 되살아났다. 난지도를 생태공원으로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쓰레기로 이뤄진 산에서 나무와 꽃과 동물이 살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난지도 생태 복원이 추진되자 자연은 사람들의 의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왕성한 회복력으로 대답했다. 나무가 앙상한 줄기·가지만 드러내고 난지도 공원에도 마른 풀과 덩굴뿐인 깊은 겨울, 난지도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푸드덕’ 소리의 주인공은 검은머리쑥새다. 2002년 겨울부터 찾아드는 이 겨울철새는 가녀린 억새 끝에 앉아 씨앗을 파먹으며 겨울을 지낸다. 노을공원의 참나무에 앉아 있다 까치한테 쫓겨 달아나기도 하는 말똥가리 역시 겨울 난지도의 가족이다. 겨울철이라 긴 잠에 들어갔지만, 난지도에는 각종 뱀들도 먹이사슬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눈 앞쪽부터 뒷다리까지 연한 노란빛의 줄이 있는 줄장지뱀이 가끔 하늘공원 탐방객 안내소까지 찾아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이용은 서울시 월드컵공원 환경관리팀장은 “한번은 독사인 쇠살모사가 출현해 모두들 채집망을 들고 나서는 소동까지 벌였다”고 말했다. 난지도의 네 철을 모두 지키는 포유류 가운데는 족제비도 있다.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덩굴을 헤치며 노을공원을 횡단하거나 공원에 살고 있는 작은 쥐, 새알 등을 물고 내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너구리와 고라니도 발자국과 배설물로 종종 확인된다. 현재 난지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조롱이·참매·소쩍새·솔부엉이·수리부엉이 등을 포함해 90여종의 새와 맹꽁이 등 양서류, 400여종의 식물, 38종의 나비가 살고 있다. 동식물의 기본 생존 조건인 먹이사슬이 어느 정도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난지도는 아직 생태가 안정된 곳은 아니다. 이 팀장은 “아직도 메탄가스가 분출되고 있어 2020년까지는 쓰레기 매립지로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막대한 돈과 노력을 쏟아부은 난지도가 세계적 생태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찰과 관리, 시민들의 관심과 보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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