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5 17:17
수정 : 2005.02.15 17:17
“민족과 함께한 고래 연구 힘쏟아야”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에 대해 우리들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고래 관련 강좌 하나 개설된 대학이 없고, 전문연구기관은 지난해 2월 국립수산과학원에 설립된 고래연구센터가 유일하다. 연구센터를 이끄는 김장근(49) 박사는 “고래가 바다에서 물을 뿜는 모습만큼 희망찬 모습이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바다의 거대 자원인 고래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다양한 활용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고래의 가치를 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적·정신적인 데까지 높이는 것이 연구센터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고래 연구가 뒤늦게 시작된 이유는?
=고래는 지구의 반구를 생활권으로 하는 복잡한 동물이다. 고래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고래 연구가 선진국들에 의해 이뤄진 것은 그 때문이다. 특히 세계의 고래연구는 1946년 국제포경위원회 설립과 역사를 같이해 오고 있는 데, 우리나라는 1979년 가입하자마자 상업포경이 금지돼 연구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고래 연구가 갖는 의미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 우리 조상들은 이미 수천년전에 고래에 대한 동물분류학적 지식과 발달한 고래잡이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동해는 일찍이 중국에서 경해(고래바다)라고 불렀을 정도로 고래가 많았고, 30여곳이 넘는 지명이 고래에서 유래했다.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나오는 움직이는 바위는 바로 우리가 찾는 귀신고래다. 이처럼 한반도에는 고래와 관련된 풍부한 유산이 축적돼 왔으나 근세 들어 그 맥이 끊겼다. 고래 연구는 이처럼 단절된 역사를 잇는 것이기도 하다.
-고래 연구의 국제적 동향은 어떤가?
=고래 연구는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를 중심으로 큰 발전을 이뤄 지금은 야생동물의 보존과 관리방법 가운데 가장 앞선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래는 육지에서 바다로 이주하여 오랜 기간 동안 진화적응한 동물이기 때문에 인류의 해양활동이 증가하면 할수록 연구 가치가 높아진다. 최근 들어서는 해양에서 점차 증가하는 인간 활동과 고래 사이의 마찰과 위협의 완화와 관련된 부분이 점차 중요한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김 박사는 상업포경 재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국제포경규제협약의 목적은 고래 자원의 적극적 보존과 관리를 통해 포경산업의 질서있는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며, 모든 조치는 과학에 근거하고 있다”며 “따라서 자원 감소의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류의 복리를 위해 고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협약의 취지”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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