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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7 19:06 수정 : 2005.05.17 19:06

모피용 남획…26년째 자취감춘 일본
자연복원…20여년만에 돌아온 독일

일찍이 홋카이도에서부터 큐수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던 일본의 수달을 멸종으로 내몬 결정적 계기는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 과정에서 이뤄진 서식환경파괴라는 것이 일본 학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모피를 얻기 위한 남획으로 이미 개체수가 크게 줄어있던 수달들에게 강가를 따라 이뤄진 도로개설과, 하천변의 콘크리트 제방화 등이 결정타가 됐다는 것이다. 1965년 일본정부가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보호에 나섰으나 그때는 돌이키에 늦은 상황이었다. 결국 일본의 수달은 1979년 시코쿠 고치현의 수사키시를 흐르는 신조강에서는 촬영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수달이 마지막으로 발견됐던 수사키시는 수달을 시 상징동물로 삼고, 하천환경을 수달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곳으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벌이면서 수달이 언젠가 되돌아 올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토요노리 수사키시 시장은 “콘크리트 제방이 수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30여년 전에 알았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할 수만 있다면 한국에서 수달을 받아와서라도 키우고 싶은 게 속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일본과 대조적으로 독일은 수달개체가 감소되기 시작하던 적당한 시기에 수달 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 수달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독일의 수달보전 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1만4천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수달보호행동’이다. 산림보호활동을 하던 클라우스 로이터 박사에 의해 1979년 창립된 수달보호행동은 1988년 함부르크에서 남쪽의 한켄스뷔텔이라는 시골마을에 2만5천여평 규모의 수달센터를 열어 서독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수달을 보전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수달센터는 곧 수달을 인공증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지만, 인공증식을 통한 개체수 증대라는 손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오스카 쾰시 수달센터 소장은 “인공증식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었다. 서식환경 개선해 자연상태에서 증식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런 목표에 따라 15년 전부터 센터 인근 경작지 한가운데를 흐르는 이제강 주변에 수달이 돌아올 수 있도록 나무를 심고 경작지를 매입해 녹지를 조성하는 이른바 이제강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의 결과 이제강에서는 20여년 동안 모습을 감췄던 수달이 지난 1993년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수사키(일본)·한켄스뷔텔(독일)/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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