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5 17:15
수정 : 2018.11.16 18:26
‘태양광 가짜뉴스 토론회’서 지적
“언론사들 팩트체크 강화해야”
새만금 다룬 조선일보 사설도 비판
“간척지 전체를 태양광이 덮는 것처럼 과장”
“태양광 패널은 동일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발전소보다 300배 이상 독성폐기물을 발생시킨다. 태양광 패널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크롬, 카드뮴뿐만 아니라 신경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납과 같은 유독한 금속이 포함돼 있어, 태양광 쓰레기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식수원에서 검출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환경 진보’라는 찬핵단체 누리집에 한 대학생과 이 단체 선임 연구원이 실은 글의 핵심 주장이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데다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 내용이 사실처럼 돌아다닌다. 같은해 10월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이 글을 인용해 주장을 펼치자 <서울신문>은 이를 고스란히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7월10일 <문화일보>는 같은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다시 인용해 보도했다. ‘가짜뉴스’가 계속 살아 남아 퍼지는 방식이다.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대표 컨설턴트는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태양광 가짜뉴스 오해와 진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아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임 대표는 “해당 글은 1기가와트짜리 핵발전소가 연간 27t의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정하나 이는 사용뒤 핵연료만 포함하고 이보다 훨씬 많은 중저준위 폐기물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만년 이상 방사선을 방출하는 고준위 핵폐기물과 전선 연결에 사용된 극소량의 납을 제거하면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거의 전무한 태양광 폐패널을 동일한 독성 폐기물로 보기는 어렵다”며 “컴퓨터,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에서 사용하는 중금속류들은 유해물질제한지침 등을 통해 2000년대 초반부터 전세계적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짚었다.
임 대표는 ‘가짜뉴스’ 범람을 막기 위해 언론사들이 팩트체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팀장은 ‘바다 메워 태양광 패널 깐다는 나라’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10월30일치 사설도 가짜뉴스를 기반으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짚었다. 해당 사설은 “지난 28년간 10조원 넘는 사업비를 투자해 확보한 간척지의 대부분을 태양광 용도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침소봉대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정부의 이번 사업계획은 새만금 간척지 전체 면적 409㎢ 중 38.29㎢에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전체 면적의 10분의 1도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조선일보는 전체 면적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은폐한 채 ‘현재 매립 완료된 간척지의 대부분’이라는 극히 일부만 취사선택해 마치 간척지 전체를 태양광이 덮는 것처럼 과장했다”고 비판했다.
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최연혜 의원실 쪽은 “태양광 패널이 핵발전소에 비해 300배 이상 독성 폐기물을 발생시키는다는 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더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라며 “가짜뉴스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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