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1.23 13:58 수정 : 2019.01.23 21:09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계속된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위로 한낮의 하늘과 햇볕이 잿빛을 띄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구름에 요오드화은 등 살포 비 생성
전후 대기 미세먼지 농도 변화 관측

주로 가뭄 해소할 ‘증우’ 목적 쓰이고
고농도 미세먼지 ‘구름 없는 고기압’
기상조건 부적합하고 기술력 한계
공식 성공사례도 없어 성과 미지수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계속된 지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위로 한낮의 하늘과 햇볕이 잿빛을 띄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부가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실험을 한다. 인공강우 실험은 그간 가뭄 등에 대비해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가리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킹에어 350)를 이용해 인공강우를 발생시킨 뒤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합동 실험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빗방울의 씨앗’인 요오드화은이나 염화나트륨 같은 인공강우 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는 기술을 말한다. 이번 실험에서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한 뒤 구름과 강수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강우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인공강우 실험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이 함께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강우 실험 개념도. 기상청 제공
이번 합동 실험은 항공기와 선박,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가 활용된다. 기온과 습도, 바람 등의 기상 여건과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해 적합한 장소를 찾은 뒤, 기상항공기가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면 국립기상과학원이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해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해상에선 기상관측선이 해안 지역과 해양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해상의 기상관측선과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의 대기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비교 관측한다.

지금껏 인공강우는 가뭄을 해소하는 등 목적으로 연구돼왔다. 기상청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임대항공기를 활용해 총 42회의 소규모 실험을 했다. 지난해부터는 기상항공기를 활용해 본격 인공강우 실험을 해왔고, 올해는 15회의 실험이 계획돼 있다. 한국의 인공강우 기술력은 기초연구 단계로, 최고 수준인 미국에 견줘 73.8%, 기술격차 6.8년으로 평가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며 인공강우를 새롭게 수립할 대책의 하나로 제시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세먼지는 정책적으로 내놓을 카드는 다 내놓았지만, 국민 체감이 부족한 것 같다”며 “대기 국장(대기환경정책관)에게 미세먼지 저감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 직(자리)을 걸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인공강우 실험지역. 기상청 제공
다만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불확실하다. 중국 등에서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했지만 공식 성공 사례는 아직 없다. 한국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구름이 없는 고기압 영향을 받는 터라 기상 조건이 인공강우에 부적합한데다, 인공강우의 기술적 한계로 강수 증가량이 시간당 0.1~1㎜에 불과해 미세먼지를 줄일 주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경기연구원도 2017년 인공강우 실험을 9차례 시행한 뒤 “현재 기술로는 현장에서 미세먼지 개선을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결론낸 바 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현재 기초연구 단계에 있는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동 실험의 주요 결과는 다음달 중 발표된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