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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05 11:14 수정 : 2019.03.05 15:41

사상 첫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며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KF80, KF94, KF99 어떤 의미?
“KF80 이상 사용하면 초미세먼지까지 차단 가능해”
보건용 마스크 사용하고, 재사용하거나 세탁하지 말아야

사상 첫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며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아무개(29)씨는 출근길에 KF80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면서 가족들이 함께 쓰자고 산 마스크다. 하지만 마스크를 단단하게 껴도 마음 한쪽이 늘 불안하다. 마스크가 초미세먼지까지 막을 거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KF80은 초미세먼지에 소용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뿐더러 마스크와 얼굴이 잘 압착이 됐는지도 의문이다. 김씨는 단지 느낌과 믿음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고 했다.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서 쓰는 거죠.”

사상 처음으로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등 최악의 공기 상태가 이어지면서, 미세먼지 마스크 성능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5일 오전 포털사이트에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종류별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평소 드문드문 보이던 마스크를 낀 시민들의 비율도 이날 오전에는 확 뛰어올랐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김씨가 사용하는 KF80 미세먼지 마스크는 정말 김씨 말대로 초미세먼지를 막지 못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KF80 미세먼지 마스크도 초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4월 내놓은 보건용 마스크와 공산품 마스크 성능 검사 결과를 보면, KF80 등급 보건용 마스크도 미세먼지는 물론 초미세먼지도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은 “KF80 등급 보건용 마스크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1천배 확대해 관찰한 결과 마스크 정전기 필터 표면에 차단된 미세먼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입자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총먼지 지름 10㎛∼2.5㎛. 초미세먼지는 총먼지 지름 2.5㎛ 이하의 먼지다. 보통 사람 머리카락의 단면 굵기가 50∼7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건용 마스크의 성능을 인증하는 마크다. ‘KF’ 뒤에 붙은 숫자는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 인증 기준이자 등급으로 ‘KF80’은 80%이상, ‘KF94’는 94%이상, ‘KF99’는 99%이상 입자를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KF’ 뒤 숫자가 클수록 미세먼지 차단 효율이 높은 마스크다. 연구 결과를 보면, KF80은 평균적으로 86.1%, KF94는 95.7%, KF99는 99.4%의 차단율을 보였다.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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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 아닌 보건용 마스크로, 마스크는 한 번만 사용해야

하지만 마스크 선택과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공산품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연구원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보건용 미세먼지 마스크는 효과가 기준 이상인데 견줘 일반 공산품 마스크는 차단율이 평균 46%에 그쳤다고 밝혔다.

보건용 마스크는 황사, 미세먼지, 호흡기 감염 등으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아 관리되는 제품이다. 연구원은 보건용 마스크가 3∼4겹의 필터로 만들어져, 이중 정전기 처리된 필터에서 정전기가 미세먼지를 흡착해 차단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사용한 마스크를 다시 사용해도 안 된다. 연구원이 보건용 마스크를 비누로 손세탁한 뒤 다시 실험한 결과 미세먼지 차단 능력은 세탁 전보다 22.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세탁할 경우, 정전기적 흡착 능력이 없어지거나 필터 조직이 손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번 사용하면 먼지나 세균에 오염돼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사용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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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막는 코마스크도 등장

최근에는 일반적 형태의 마스크가 아닌 ‘코마스크’도 등장했다. 코마스크는 실리콘으로 만든 튜브에 정전기식 필터를 장착한 제품으로, 콧구멍 입구에 끼워 코로 들어가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전업주부 정아무개(38)씨는 최근 코마스크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평소 안경을 쓰고 다니는 정씨는 안경과 미세먼지 마스크를 동시에 낄 경우 안경에 김이 서리는 등의 불편함을 겪었는데, 코마스크를 쓰고 난 뒤에는 그런 일을 겪지 않고 있다. 정씨는 “미세먼지가 나흘째 최악이던 어제 코마스크를 끼고 다섯 시간 정도 거리와 지하철 등으로 이동했는데, 저녁에 돌아와 보니 코마스크에 먼지가 까맣게 끼어 있었다”며 “마스크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먼지들이 그대로 코로 들어갔을 텐데, 생각해보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코마스크를 끼면 절대 입으로 숨을 쉬어선 안 되기 때문에 빨리 걸으면 약간 숨이 차고, 미관상으로도 눈치가 보일 때가 있다”며 “하지만 저렇게 먼지를 걸러내주는 걸 보면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마스크에 낀 먼지들. 정씨 제공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정권 전 원장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마스크 사용을 당부했다. 정 전 원장은 “마스크는 개인이 1군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꼭 K94 등급이 아니더라도 KF80 등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쓰면 초미세먼지까지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이정규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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