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6 16:05
수정 : 2019.05.0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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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무인도 홍도에 사는 동·식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괭이갈매기, 고깔닭의장풀, 선인장, 아홉동가리.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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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갈매기’ 번식지 한려해상 ‘홍도’
16년 사이 번식 시기 열흘이나 빨라져
홍도 평균 기온도 40년 동안 1℃ 올라
“기온 변화가 섬 생태계에 연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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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무인도 홍도에 사는 동·식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괭이갈매기, 고깔닭의장풀, 선인장, 아홉동가리.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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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조류의 번식 시기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먹이의 변화로 번식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홍도의 괭이갈매기를 관찰한 결과, 올해 지난달 1일 첫 번식을 시작했는데 이는 2003년 확인된 첫 번식일 4월11일보다 10일 이른 시기”라며 “연평균 기온 상승이 괭이갈매기 번식일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밝혔다.
울음소리가 고양이를 닮은 괭이(고양이)갈매기는 우리나라 해안과 섬에 두루 사는 텃새다. 경남 통영시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있는 홍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괭이갈매기 집단 번식지다. 매년 6만 마리 이상의 괭이갈매기가 이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김미란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온이 올라가거나 낮아지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분포와 양이 변하고, 이것과 먹이사슬을 이루는 동물성 플랑크톤, 어류 역시 연쇄 영향을 받는다. 괭이갈매기는 먹이인 어류가 바다에 가장 풍부할 때 새끼를 키우기 위한 번식을 시작한다. 바닷새의 번식 시기를 보면 섬 생태계 변화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홍도의 연평균 기온은 1973∼1979년 13.8℃에서 2010∼2018년 14.8℃로 1℃ 올랐다. 홍도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거제도의 연평균 표층수 온도도 1973∼1979년 17.9℃에서 2010∼2017년 18.6℃로 0.59℃ 상승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아열대성 식물인 ‘고깔닭의장풀’도 지난해 홍도에서 발견됐다. 국내에선 2010년 제주도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공식 보고된 첫 사례다. 홍도 앞바다의 물고기도 범동, 아홉동가리 등 아열대성 어종이 전체(29종)의 55%(16종)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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