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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0 05:00 수정 : 2019.05.10 20:10

2019년 5월9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창근 대한하천학회장(가톨릭관동대 교수), 안숙희 활동가.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전문가들, 정부·여당 신중론에 일침
“4대강 사업 문제점은 10년 동안 쌓여”
“보수 쪽 반대로 오히려 진실 알려져”
“4대강 보 문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2019년 5월9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창근 대한하천학회장(가톨릭관동대 교수), 안숙희 활동가.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9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국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4대강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는 현 정부의 방침에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가 최근 보수 매체와 자유한국당 등의 보 해체 반대 운동에 따라 보 처리 절차를 유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환경부와 지방 정부들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4대강 보 5개 가운데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완전히 철거하고 금강 공주보는 다리 기능만 남기고 부분 철거하며,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로 수질이 악화하고 모래밭이 사라지는 등 강 생태계가 파괴되자 2017년부터 환경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4대강 보 수문을 개방하고 그 효과를 모니터링한 결과였다.

하지만 환경부 조사평가위의 보 처리 방안이 발표되자, 일부 보수 매체와 한국당의 정진석 의원 등이 주변 농민들을 앞세워 반대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공주보의 경우 보 개방 뒤 농업 용수 부족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보 개방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4대강 사업과 보 처리 방안에 대한 시민 여론 조사 결과
이에 대해 최근 정부·여당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 철거 문제를 두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4대강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역시 지난달 환경부 담당 언론사 부장들과의 만남에서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모든 절차를 밟아서 신중히 처리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엔 이춘희 세종시장이 “(조사평가위가 권고한) 세종보 철거는 2~3년 더 모니터링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는 태도를 돌아섰다. 이에 따라 4대강 보 처리가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어려울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이번에 국민 여론이 4대강 보 해체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온만큼 정부가 4대강 자연 회복과 보 해체, 상시 개방에 좀 더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이제 와서 정부가 좌고우면하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며 “4대강 사업이 부적절하다는 자료는 지난 10년 동안 충분히 쌓였다. 일관성 있게 4대강 보 처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도시공학)도 설문 결과에 대해 “지난 2월 4대강 위원회의 보 처리 방안 발표 이후 한국당에서 보 해체 반대 운동을 벌였는데, 오히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사안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염형철 물개혁포럼 대표는 “무엇보다 필요한 건 이 정부 임기 안에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여러 우려 지점이나 기술적인 부분들은 차근차근 해나갈 수 있다.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재영 충남도립대 총장(토목공학)도 “이번 조사평가위에서 실증적 근거를 논의하면서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가장 중요한 건 소중한 자산인 4대강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관리할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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