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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6 18:27 수정 : 2019.12.27 02:02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내성천을 조사해 발견한 흰수마자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영주댐 건설 뒤 생태환경 악화
3년 전 713마리서 급격히 감소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내성천을 조사해 발견한 흰수마자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영주댐 탓에 경북 영주 내성천의 수생태 환경이 계속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 지표 구실을 하는 멸종위기 어류인 ‘흰수마자’의 개체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생태·경관 보전이 시급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5월부터 1년 동안 내성천 9개 구간에 대해 생태계 조사를 벌인 결과, 3개 구간에서 흰수마자 7마리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 고유종이면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는 유속이 빠르고 강바닥이 모래로 된 얕은 물에 주로 서식한다.

문제는 흰수마자 치어(어린 물고기)를 방류해도 대부분이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수생태 환경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내성천의 흰수마자 서식지가 물에 잠기자 수자원공사는 2014∼2016년 3차례에 걸쳐 1만마리 이상의 흰수마자 치어를 방류했다. 수자원공사의 내성천 조사 자료를 보면, 치어 방류 뒤인 2016년 8개 구간에서 713마리의 흰수마자를 발견했으나 2017년에는 184마리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지난해에는 단 9마리만 관찰됐다.

생태원은 내성천 흰수마자의 멸종을 막기 위해선 ‘산란회유로’(물고기가 알을 부화해 새끼를 기르기에 알맞은 곳으로 헤엄쳐 가는 이동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흰수마자는 알을 낳기 전 본류로 이동하는데, 영주댐 건설 뒤 보 등 하천 시설물이 생기면서 회유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노란잔산잠자리의 유충도 37개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 밖에도 흰꼬리수리·수달(멸종위기 1급), 흰목물떼새·큰고니·새호리기·물수리·새매·참매·삵·담비·구렁이·물방개(멸종위기 2급) 등이 내성천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원 관계자는 “2016년 이전에는 내성천에 많은 수의 흰수마자가 여러 지점에 폭넓게 살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래가 유실되지 않는 하천 일부 구간에만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전히 여러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생태보전 가치가 큰 내성천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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