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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31 18:01 수정 : 2007.10.31 18:47

[영상속으로] 전국 지적장애인 탁구대회
능력차이 인정 성적은 무의미…“자신감이 금메달”

“엄마 나 동메달 땄어. 나 믿어 파이팅”

‘1등에게도 꼴등에게도, 참가한 모든 선수에게 상을 주는 올림픽?’

지난 26일 성동구청 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지적장애인 특수올림픽 탁구대회’ 시상식 모습은 한마디로 ‘따뜻’했습니다. 1등부터 3등까지 혹은 금메달부터 동메달까지 높은 단상에 올라 상을 받고, 나머지 선수는 물끄러미 구경만 하는 보통의 경기 시상식 모습과 사뭇 달랐습니다. 4등부터 꼴등까지 참가한 모든 선수가 다 같이 상장을 받고 리본 메달을 가슴에 달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이 탁구대회는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적장애 청소년들의 여가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재활의지를 북돋울 목적으로 열었습니다. 올해로 9회째라고 하니 역사도 깊습니다. 올해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19개 단체에서 150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해 뜨거운 경쟁을 벌였습니다.

장지만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재활팀장은 “일반 스포츠 시합은 1등, 2등, 3등 이렇게 서열을 나누지만, 장애인 특수 올림픽은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려고 격려의 상을 준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장애 정도와 경기력에 따라 조를 나누고, 일반 선수들과 똑같이 녹색의 테이블 위에서 실력을 겨룹니다. 일반 선수처럼 빠르고 정확하진 않지만, 비슷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들끼리 시합은 오랫동안 주고받기가 계속되며 불꽃이 튑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테이블 좌우로 부지런히 굴러가는 주심의 눈동자는 여느 경기와 다를 바 없이 진지합니다.

초보자들의 경기에는 사회복지사가 도우미로 선수 옆을 지켜야 하고, 생각과 달리 엉뚱한 곳으로 공이 튀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라켓으로 공을 정확하게 치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그러나 경기와 상관없이 이곳 저곳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날 탁구대회의 백미는 시합이 아니라 오히려 시상식이었습니다. “4등이 2명이어도 좋고, 5등은 없어도 돼요, 6등이 3명이어도 괜찮아요. 10명 모두에게 상을 주니까…”행사 진행을 맡은 본부석에선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 나옵니다. 이어 열린 시상식은 모두가 상을 받고, 모두가 박수를 받는 모두의 축제입니다. 1등도 꼴등도 상을 받으니, 승자도 패자도 따로 없습니다.

경기에 참가한 사회복지사들은 “탁구를 통해 눈과 손발의 협동력을 키울 수 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자신감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카메라 앞에 선 아이들은 발랄했습니다. “다음에 또 할 거예요”“기분 ‘짱’이야” “엄마 나 동메달 땄어. 축하해줘. 고맙고. 나 믿어. 파이팅”

선수들은 모두 ‘자신감’이라는 금메달을 가슴에 달고 마냥 즐거웠습니다.

영상 조소영 피디 azuri@news.hani.co.kr 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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