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
장애인 돈 가로챈 장애인시설 대표 부부 |
노동착취를 당한 장애인들에게 접근해 피해보상금 등을 가로챈 장애인시설 대표 부부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전북 전주에서 장애인보호시설과 장애인문제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아무개(67·시각장애1급)씨는 노동착취 피해 장애인들 보호에 앞장서는 것으로 알려져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이씨는 노동착취 장애인을 데려다가 이들이 소송을 대리해 받은 피해보상금 등과 정부보조금까지 횡령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남편 이씨의 범행에 소장을 맡은 아내(56)씨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처음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전아무개(57·지적장애2급)씨를 비롯한 장애인 13명의 노동착취에 대해 소송을 대리해 받아낸 피해보상금과 유산 등 4억9000여만원 어치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보호시설의 장애인 35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정부보조금 등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금액은 모두 16억7900여만원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이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자신의 취미인 수석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 시설의 장애인들에게 자신이 사들인 야산을 개간해 텃밭을 가꾸게 하고, 종이상자를 접는 부업을 시켰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피해보상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 기도원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보호시설에 있는 장애인이 같은 시설의 여성장애인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3일 이씨 부부를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성폭력특별수사대 송미영 경감은 “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이씨가 혐의 사실 일부를 부인하고 있지만 빼돌린 돈으로 수석과 그림 등을 구입해 자금의 흐름이 확연히 나온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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