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에 좋은 스트레칭을 몇가지 소개한다. <사진1>은 벽이나 나무를 양손으로 짚은 뒤 한쪽 다리를 살짝 굽히고 다른 쪽은 길게 뻗어 10초 동안 스트레칭하는 모습. <사진2>는 앉은 자세에서 가벼운 배낭 등을 발목에 단 다음 무릎을 직각으로 굽히고 펴기를 반복하는 모습. <사진3>은 벽이나 나무를 짚고 한 쪽 무릎을 구부린 뒤 반대쪽 손으로 발등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잡아 당기는 모습. <사진4>는 앉은 상태에서 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다음 서서히 발뒤꿈치를 들어올리고 6초 정도 머무는 동작. 을지병원 제공 겨울이 물러가고 새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야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 가운데에도 산뜻한 봄 기운과 함께 경치도 즐길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낮은 산이라도 근육이나 인대의 부상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고, 평소 당뇨,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급격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일지라도 자만하지 말고 이 때만큼은 근육·인대의 부상 가능성이 크므로 조심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체력 약해진 늦겨울 무렵 다치기 쉬워
스트레칭과 평지 가볍게 걷기 등 좋아
고혈압·당뇨 있다면 새벽 산행 삼가야 겨울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외 활동이 적어 겨울이 끝나가는 이맘때면 대부분 근육이나 관절 기능이 평소보다 떨어져 있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산에 오르면 무릎이나 발목의 관절 부분, 허리 쪽에 부상이 잘 생긴다. 주로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치기도 한다. 또 멀쩡하게 등산을 다녀온 뒤 흔히 ‘알이 배겼다’고 표현하는 지연성 근육통과 발가락이나 발뒤꿈치 등에 생기는 물집도 잘 생긴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갑작스럽게 심하게 산을 오르는 사람은 근육에 지나치게 많이 쌓인 젖산 때문에 근육이 피로해져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 이런 부상의 위험은 다른 계절에 야외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다가 겨울철에 그 활동을 조금 줄인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즉 평소 운동을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도 안심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다. 과거에 발목이 삐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면 재발 가능성이 30% 정도는 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의 막바지 무렵에는 근육, 관절, 뼈의 약화와 더불어 심장과 허파의 기능도 약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사람들은 물론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질환이 있다면 심혈관계 합병증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새벽에 등산을 하면 찬 기온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혈관 수축이 더 심해지므로 고혈압, 당뇨 등이 있다면 이 기간만이라도 새벽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낮에 오르더라도 땀을 흘린 뒤 급격히 체온이 떨어진다면 역시 심혈관질환의 가능성이 커지므로 되도록 천천히 걷도록 하며, 따뜻한 의복을 따로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땀을 흘리면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줘야 한다. 당뇨가 있다면 탈수증이 생기지 않도록 오이, 당근, 귤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야채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준비운동은 등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만 겨울동안 두세 달 정도 쉬었다 하는 산행인 만큼 근골격계의 부상 및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봄이라 해도 산의 응달진 곳곳에는 아직 얼음이 남아 있어 부상 위험을 높이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등산 준비운동은 스트레칭이나 평지를 가볍게 걷기 등이 좋다. 대부분의 산은 평지부터 시작하므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까지 앞뒤로 번갈아 걸으면서 겨우내 쉬었던 다리 근육을 준비시키는 것이 좋다. 몸에 땀이 날 무렵이 되면 평평한 곳을 골라 스트레칭을 해 주면 인대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주변 나무 등을 이용해 인대가 충분히 늘어나게끔 한 자세 당 10~15초 정도 유지하도록 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다리 근육에 반동을 주지 말고, 한 번 취한 자세 그대로 서서히 근육과 인대를 늘려 줘야 한다. 흔히들 다리에 반동을 주면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배워 그 방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관련 연구들을 보면 반동을 주는 스트레칭은 오히려 부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와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면 첫날은 찬물이나 얼음 등으로 찜질을 하고, 그 뒤로는 온찜질을 하면 회복에 도움을 준다. 다만 부상 뒤에는 부상 재발, 노년의 관절염 등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으로 관절을 강화해 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을지의대 을지병원 손중천 가정의학과 교수·이경태 족부정형외과 교수,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강희철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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