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자극에는 쾌감 못느껴
작은 행복·만족 느낄수 있도록
어릴때부터 쾌락중추 훈련을… 그는 마지막 체스 경기에서 이긴 뒤 강력한 자극이 쾌락중추에 가해지는 가운데 섹스의 절정에서 죽음의 고통을 느낄 겨를도 없이 죽어간다. 마치 쾌락중추에 대한 전기자극에 과부하가 걸려 발생한 누전현상이 순식간에 신체의 죽음까지 부른 셈이다. 모든 사람은 먹는 것, 성 행위 등을 통해 쾌락을 느끼며, 그 때문에 그런 행동을 되풀이 한다. 사람의 뇌 속에 쾌락중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중추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은 음식을 먹거나 섹스를 할 때 활성화되면서 쾌락을 느끼게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가족간의 행복, 높은 성취감, 보람 등 좀더 높은 차원의 즐거움도 이 중추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사람이 큰 기쁨을 느낄 때, 뇌 쾌락중추를 구성하는 보상회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 보상회로에는 중격측좌핵 (그림 ㄱ), 복측피개영역(그림 ㄴ)이라 불리는 부분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격측좌핵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기쁨을 느끼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은 알코올, 니코틴, 코카인, 필로폰과 같은 물질들 혹은 도박, 인터넷과 같은 행위들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중독 현상인 이런 집착을 전문적인 용어로는 ‘의존’ 또는 ‘남용’이라고 부른다. 의존의 공통점은 즉각적인 쾌락을 얻기 위함에 있다. 기분이 불편하면 술도 확 마셔버려서 취해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박차고 나가 담배에 불을 붙여야 하고, 경마장에 못 가면 성인오락실이라도 가야 하는 등 무언가 급하고, 자기중심적인 상황이 연속해서 벌어진다. 의존이 일어나는 뇌의 과정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중격측좌핵에서의 분비되는 도파민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의존하기 쉬운 물질이나 행위가 직접적으로 뇌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도파민이라는 신경물질을 분비시켜 작용케 함으로써 쾌감을 일으키는 것이다. 의존성 물질을 계속 사용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긍정적 신호들에 대한 뇌의 보상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즉 마약에 장기 의존할 경우 맛있는 식사에 대한 감사, 회사 동료와의 즐거움, 서로를 돕는 것 등과 같은 이전에는 기쁨을 주었던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과도한 물질의 사용만이 쾌감을 느끼게 해 줄 뿐이다. 즉각적인 쾌락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병적인 뇌 보상체계는 건강한 쪽으로 바꿔야 한다. 즉 ‘병적인 중독(의존)’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중독’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은 물론 재발을 막아야 한다. 건강한 중독을 만들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쾌락중추를 잘 훈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른으로 자라나면서 운동, 즐거운 작업, 행복, 종교적인 체험, 가족간의 행복한 경험 등에 의해 쾌락중추가 충분히 자극을 받아야 건강한 중독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어린이 음주에 대해 관대한 편인데 이런 경우 많은 경우 병적인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하기 쉽다. 과도한 체벌이나, 과도한 자극 등도 피해야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전투로 인한 과도한 쾌락중추 자극 때문에 이후에 많은 코카인 의존환자가 생겼다고 하며 아직까지도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병적인 중독, 즉 특정 물질이나 행동에 대한 의존은 재발이 쉽고 회복되기 어려운 일종의 만성질환이다. 나쁜 중독의 장기화는 건강은 물론 가정생활, 대인관계를 해치면서 지속적인 실패감과 불행감에 빠뜨려 정신마저 황폐화시킨다.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