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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5 16:01 수정 : 2005.03.15 16:01

우리나라 사람들은 짜게 먹는다. 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온몸에 기운이 빠진다고 말할 정도다. 심지어는 환자에게 소금을 왕창 먹이는 것이 치료법인 것처럼 전해지기도 한다. 짜게 먹으면 음식 맛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짠 음식은 건강에 해를 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소금을 어떤 형태로 바꾸든지 소금 성분인 나트륨은 변하지 않아 그 위험은 마찬가지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짜게 먹으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이 3배 이상 커진다. 예전에는 이런 질병이 생기기 전에 사망해 짠 음식의 피해가 덜 드러났다. 하지만 이제는 인생은 60살 부터라고 할 만큼 오래 살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들만 싱겁게 먹으면 된다는 말도 있으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또 애들은 짜게 먹어도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도 역시 틀린 말이다. 짜게 먹으면 아이나 어른 모두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돌까지는 소금의 하루 권장량이 0.2g 정도며, 1g 이상을 먹여서는 안 된다. 어린 아이들은 콩팥이 덜 발달해 많은 양의 소금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은 모유나 분유를 먹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할 정도다. 이 때문에 돌 전에 이유식을 만든다면 간을 하거나 소금이 든 김치나 된장 같은 음식을 줘서는 안 된다. 참고로 아이용 치즈 18g 짜리 한 장에는 0.5g 정도의 소금이 들어 있다.

돌이 지나도 아주 적은 양의 소금만을 먹어야 하므로 따로 간을 하지 않아야 한다. 보통 먹는 음식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소금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1~3살 아이는 하루에 2g, 4~6살은 3g, 7~10살 사이는 5g, 11살 이상은 6g 이하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어른들도 하루에 6g 이하로 먹는 것이 좋다. 이를 지키려면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소금을 따로 뿌리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소금이 들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간장, 된장, 김치는 대표적으로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이고 장조림, 굴비, 젓갈 종류도 만만치 않다. 참고로 배추김치 60g에는 소금이 5g, 자반고등어 한 토막에는 2.5g의 소금이 들어 있다. 비스킷, 치즈, 베이컨, 소시지,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 있다.

상품으로 파는 음식에는 영양 성분표에 소금이 우리나라에서는 나트륨이라고 표기되고 수입품에는 소디움이라고 쓰여 있다. 나트륨 양에 2.5를 곱하면 그 숫자가 그 음식에 들어 있는 소금의 양이다. 즉 라면 겉봉지에 2g의 나트륨이 들어 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면 그 라면 한 개에는 5g의 소금이 들어있는 셈이다. 음식을 사 먹을 때도 소금이 얼마나 들었는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미 습관이 된 어른과 달리 아이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꼭 필요하다. 아이들 음식을 만들 때는 아이의 입맛에 기준을 둬서 싱겁게 맞춰야 한다. 아이에게 싱거운 음식을 주면서 부모도 함께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55452@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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