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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2 17:43 수정 : 2005.03.22 17:43

돌연사는 여러 응급질환 가운데에서도 초응급이다. 가장 즉각적인 처치를 필요하며, 내버려두면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서 한 시간 안에 사망한다. 특히 돌연사는 젊은 사람이라도 비껴가지 않으며 오히려 더 많다는 보고도 있다.

실례로 학교 교사가 아침부터 갑자기 생긴 가슴 통증이 있어 앉아서 쉬다가 응급실을 찾은 경우가 있었다.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사망하고 말았다. 뒤늦게 도착한 가족들은 아침에 잘 출근했는데 싸늘한 주검이 됐다며 할 말을 잊었다. 만약 환자가 좀더 빨리 심폐소생술을 받았거나 가슴 통증이 시작됐을 때 바로 응급실을 찾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응급 상황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고 가까운 사람에게도 닥칠 수 있다. 특히 평소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므로 아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봄에는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또 마라톤을 비롯해 여러 체육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운동도 잘 하고 체력이 좋던 사람도 이런 마라톤 대회에서 갑자기 숨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미 마라톤 대회에서 사망한 사례는 많았으며, 수년 전에는 운동선수가 경기장에서 심장정지가 일어나 아직도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예도 있다.

기존 조사를 보면 운동 경기나 대규모의 사람들이 참석하는 야외 활동에서는 100만 명당 0.3~4명에서 심장 정지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그때 현장에서 전문가에 의한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응급처치가 이뤄진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 연구를 보면 응급실로 들어오는 심장 정지 환자의 약 19%만이 주위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받는다고 한다.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정확히 시행됐는지는 의심스럽다. 결국 돌연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후 심폐기능이 돌아온다고 해도 식물인간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운동 경기나 야외 음악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는 응급 장비 및 의료진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는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각자가 알아야 한다. 의식이 없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첫째로 할 일은 119에 연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런 상황이 닥치면 가장 먼저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고 조사됐다. 이는 위급한 환자가 응급처치를 받을 때까지의 시간을 오히려 길게 할 뿐이다.

119로 연락한 뒤에는 환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혹시 숨이 멈춰 있다면 환자를 똑바로 눕히고, 기도가 열리도록 턱을 앞으로 당기고 목을 뒤로 젖혀야 한다. 이 정도 조처만으로도 숨길이 열린다. 그 뒤에도 숨을 쉬지 않는다면 인공호흡이 필요하다. 코를 막고 입으로 숨을 불어넣기를 두 번 정도 해 본다. 그 뒤에도 숨을 쉬지 않고 심장이 멈춰 있다면 심장 마사지도 필요하다. 가슴 중앙의 가슴뼈 부위에 두 손을 포개어 놓은 뒤 체중을 실으면서 눌러 마사지를 해야 한다. 1분에 100번 정도의 속도로 하면 된다. 심장마사지를 15번 정도 하고, 2번 정도 인공호흡 하기를 반복하면 된다.

사람의 심폐 기능이 4분 정도 멈춘다면 뇌 기능은 손상되며 다시 회복될 수 없다. 이 짧은 4분의 시간이 환자를 살릴 수 있다. 빠른 119 연락과 간단한 인공호흡 및 심폐소생술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송근정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emsong@smc.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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