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날 오후 직장인들이 의자에 누워 낮잠에 빠져 있다. 짧은 낮잠은 좋지만 오래 자면 깊은 밤잠을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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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우울·불안 ‘춘곤증’ 악화 불러
가족간 대화나 명상·심호흡 좋아
규칙적 생활에 낮잠 10∼20분 자면 도움 따뜻한 봄날 오후면 누구나 나른해지면서 피로감을 느끼지만, 특히 참을 수 없는 피로감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다. 겨우내 움추렸던 우리 몸은 기온 상승, 길어진 낮 길이 등 계절 변화에 적응하기까지 일정 기간동안 춘곤증 증상을 보인다. 특히 각종 스트레스로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에는 춘곤증이 심해진다. 봄철에는 졸업, 입학, 취직, 전근 등 여러 새로운 환경을 맞는 사람들이 많다. 새 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둔 엄마처럼 가족 성원의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본인도 모르게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두통, 소화 장애, 불면증 등 여러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지만, 특히 봄철에는 이유 없이 극심한 피로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후 시간에는 참을 수 없는 졸림을 부르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지친 몸은 저절로 휴식을 취하려는 경향을 보여 졸림이나 피로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에도 심한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조사에서 봄철 피로의 원인 가운데 정신적인 문제의 절반은 우울증상 및 불안증상 등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울한 감정은 정신의 활력을 조절하는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부족해 생기는데,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무력감, 우울감, 흥미 상실, 피로 등이 나타난다. 스트레스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술이나 담배 등을 택한다면 피로는 물론 우울한 마음이나 불안한 기분도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보다는 미리 앞날의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에 만족하는 생활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이 따뜻한 대화를 통해 다독여준다면 우울한 마음, 불안을 극복하는데 더욱 효과가 크다. 또 명상이나 깊은 호흡, 긴장이완법도 스트레스나 불안을 더는데 도움이 된다. 명상은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평화롭고 즐거운 생각을 하는 것으로 평소 쉽게 할 수 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면 깊은 호흡을 해 보는 것도 좋다. 방법은 한 시간에 한두 번 정도 한 번 할 때 크게 심호흡을 세 번 정도 깊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은 순간적인 스트레스, 불안 등을 극복하는 데는 도움이 되나,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 등이 4~6주 정도 지속되며, 충분한 휴식 뒤에도 계속 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정신적, 육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봄철 오후에는 피로를 느끼기 쉽다. 이런 피로는 낮 시간이 짧고 밤이 긴 겨울에 적응한 몸이 점차 낮 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봄에 덜 적응돼서 나타난다. 물론 겨우내 체력이 떨어졌던 상황에서 갑자기 늘어난 야외 활동도 봄철 피로를 부른다. 이럴 때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정해 놓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또 오전에는 두뇌를 많이 쓰는 일, 오후엔 사람 만나는 일을 하면 피곤을 줄일 수도 있다. 참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질 때는 낮잠을 10~20분 정도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과다하면 오히려 깊은 밤잠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아침을 거르면 허기진 상태에서 오전을 무기력하게 보내기 쉬우며 점심때 과식을 하게 돼 오후 피로를 악화시킨다. 맨손체조, 스트레칭, 산책 등과 같은 운동은 신진대사의 기능을 돕고 폐활량을 크게 해 피로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옥선명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도경 고려의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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