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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1 16:33 수정 : 2005.01.11 16:33

겨울철에는 추위와 늘어난 실내생활 시간 때문에 평소에 없던 소화불량증을 겪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소화불량증은 주로 위장 점막의 손상, 위액 등의 소화효소 분비의 문제 따위로 생기지만 위장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도 생긴다. 이 위장 운동은 낮은 기온에 의해 떨어질 수 있고 활동량이 부족하거나 지나쳐도 문제가 되므로 겨울철에 소화불량증을 종종 겪게 되는 것이다.

탄산음료 복용 되레 헛배
손가락 끝 바늘로 따면
오히려 세균감염 가능성

위장 운동은 음식의 종류나 식사 시간 등과 더불어 사람의 활동량 등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식사 뒤에 앉아만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일부 사람들은 위장 운동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식사 뒤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 때는 팔다리의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의 혈액 순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식사 뒤 20~30분 정도 쉬고 난 뒤 산책을 하는 등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이롭다. 특히 저녁 식사 뒤에는 활동량이 더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평소 소화불량증을 자주 겪는 사람은 따뜻한 복장을 한 뒤 걸어 보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활동량 감소와 함께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도 소화를 방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명규 가톨릭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추위에 떨게 되면 평소와 다른 생리적 흐름을 만들면서 위장 운동을 방해할 수 있으며, 추위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화불량증이 생겼다면 갖가지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소화제를 먹거나, 손가락 끝을 바늘 등으로 찔러 피를 내는 방법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음식물 소화에 문제를 느낄 때 탄산 음료를 마시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관련 전문의들은 오히려 위장 운동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명규 교수는 “탄산 음료를 마시면 입 안에는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탄산음료에 많이 든 과당이 위장, 소장 등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대장으로 고스란히 내려가면서 가스를 생성시켜 오히려 헛배만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효진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도 “탄산음료에서 나온 가스 때문에 위장의 운동도 방해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탄산음료를 마신 뒤 소화가 되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주는 위약 효과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제일지라도 소화 효소가 주요 성분일 경우에는 역시 소화불량증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장 운동이 떨어졌다고 해도 소화 효소가 분비되는 데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명규 교수는 “소화 효소를 주로 분비하는 췌장은 90% 정도가 망가지더라도 소화에 필요한 효소는 거의 정상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스가 차고 자주 헛배가 부르는 증상인 경우라면 일부 소화효소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효진 교수는 “일부 소화효소제에 들어있는 시메티콘은 가스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가락 끝을 바늘 등으로 찔러 피를 내는 방법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는 없으며, 오히려 세균 감염의 가능성만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량불량증이 있다면 위장을 쉬게 하면서 제 기능을 찾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굶는 것이 첫번째 방법이고, 가벼운 죽 종류를 먹어서 부담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때 배 위에 핫팩 등을 덮어 따뜻하게 해 주면 위장 기능이 돌아오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단순 소화불량증이라도 반복된다면 위장의 염증을 비롯해 여러 위장관 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박효진 교수는 “특히 30대 중반을 넘긴 사람이 식사와 관계 없이 구토가 나거나, 빈혈이 있다거나,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어들거나, 흑색 변을 보는 등의 증상이 소화불량과 함께 나타난다면 여러 위장 질환이 의심되므로 위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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