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12 16:43
수정 : 2005.04.12 16:43
우리나라 40대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돌연사’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증상을 보인지 한 시간 이내에 숨지는 것을 돌연사라고 한다. 대부분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돌연사 하면 마라톤 대회를 떠올릴 만큼, 돌연사는 대부분 격심한 체력 소비를 필요로 하는 운동 도중에 나타난다. 이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나타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돌연사의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에는 이 동맥이 좁아져 있더라도 혈관 전체의 30% 정도만 뚫려 있다면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즉 일상 생활은 물론 웬만한 운동에는 거의 아무런 증상 없이 정상과 같이 생활한다. 그러나 격심한 육체적 활동을 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기온이 낮은 곳에 들어가거나, 담배를 피울 때도 일부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 증상은 주로 가슴 한가운데에서 ‘가슴을 쥐어짜거나, 무거운 물건을 가슴 위에 올려놓은 듯한 묵직한 통증’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뻐근하다’, ‘눌린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호흡이 힘들어지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한순환기학회는 “운동 도중이나 평소에 가슴 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등, 목, 배, 턱 등으로 뻗어나가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 구역질,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 양상을 보면 평소 가장 흔한 가슴 통증인 근육이나 뼈에서 시작되는 것과는 분명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근육이나 뼈에서 시작되는 통증은 운동 중간에 나타나거나, 30초 이상 계속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통증도 ‘왼쪽 가슴이 따끔거린다’, ‘벌에 쏘인 것 같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쑤신다’ 등으로 표현한다.
돌연사를 막으려면 먼저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들을 줄여야 한다. 흡연, 과다한 음주,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비만 등이 그 대표적인 위험요인들이므로 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흡연은 관상동맥뿐만 아니라 여러 동맥의 탄력성을 빼앗아 딱딱해지게 만든다. 더 나아가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액 순환에 큰 방해 요소가 된다. 담배는 꼭 끊어야 하는 이유이다.
학회는 “1~2년 이상 금연을 하면 비흡연자 수준으로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보고들이 있으므로 하루 빨리 금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주의 경우 하루 2~3잔 정도는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나, 이 이상은 위험한 것으로 보고 돼 있으므로 과음은 꼭 피해야 한다.
학회는 또 “동물성 기름 종류 보다는 식물성 기름 종류를 먹고, 채소와 과일 및 잡곡을 꼭 챙기면서 적절한 열량을 지키면서 골고루 먹으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돌연사의 위험 요소들을 관리하는데 꼭 필요한 것은 운동이다. 종목은 빨리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면 적당하다. 돌연사의 위험 요인들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마라톤, 격심한 축구나 등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과음한 다음날은 운동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중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갑작스럽게 심한 운동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돌연사를 일으키는 관상동맥 증상은 운동하는 도중 나타났다가도 금방 없어질 수 있다. 특히 가벼운 단계에서는 쉬면 금방 좋아진다. 이 때문에 초기에 증상을 발견했다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수가 있다. 그러나 돌연사의 위험 요인을 한 가지라도 지닌 40대 이상이 운동 도중에 가슴에 묵직한 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대한순환기학회 홍보이사 정남식 교수(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홍보위원 김종진 교수(가톨릭의대 성바오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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