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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4 09:52 수정 : 2005.05.04 09:52

에이즈와의 전쟁이 시작된지 벌써 24년이 흘렀다.

에이즈바이러스(HIV) 박멸 작전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전쟁초기의 작전은 정면돌파였다.

즉 HIV 세포표면에 있는 단백질과 결합해 HIV가 면역세포에 침투, 증식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분자를 개발해 전투에 투입하는것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HIV는 수명이 아주 짧은 데다 증식할 때마다 변신하기때문이다. HIV 세포표면 단백질의 모양이 수시로 달라지면서 원래의 모양과 결합하도록 설계된 약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것이다.

HIV의 이러한 약삭빠른 재주를 일컬어 약물내성이라고 한다. HIV가 변신을 거듭할 때마다 그에 대항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다 보니 약값은 비싸질 수밖에 없고 정작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는 가난한 아프리카 환자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전을 바꾸었다. 정면공세보다는 간접적인 공격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HIV를 공격할 것이 아니라 HIV가 납치해 증식에 이용하는 면역세포인 CD4 T세포를표적으로 삼자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글래드스톤 바이러스-면역학연구소의 워너그린 박사는 외부침입자가 들어올 때를 기다리면서 혈류를 타고 떠돌아 다니는 "휴면"(resting) CD4세포는 HIV를 잘 견뎌내는데 활성화된(activated) CD4세포는 이상하게도 HIV에 매우 취약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 이유는 A3G라는 효소 때문이었다. "휴면" CD4세포에서는 이 효소가 짧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CD4를 보호해 주지만 CD4세포가 일단 활성화되고나면 이 효소가 길어지면서 보호역할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이 발견으로 HIV에 대항할 수 있는 두 가지의 길이 열렸다. 하나는 장형A3G를 분해하는 분자를 찾아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휴면"CD4가 잠을 깰 때 A3G효소가 변형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편 영국 쿠도스(KuDOS)제약회사의 마크 오코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와는 또다른 전략으로 HIV에 감염된 면역세포가 자살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있다.

이 방법은 세포를 수리(repair)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ATM이라는 단백질을표적으로 삼는 것이다.

HIV는 면역세포의 DNA를 찢어서 열고 그 안에 자신의 DNA를집어넣는데 이 때 ATM은 DNA가 찢어졌다는 것만 알고 누가 찢었는지는 모른채 수선을 담당하는 분자들로 하여금 수리를 지시한다.

찢어진 곳이 수리되면 결국 HIV가숙주의 게놈 속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찢어진 곳이 수리없이 방치되면 면역세포는 유전암호 결함으로 증식하지 못하고 스스로 소멸하게 된다.

영국 연구팀은 ATM의 이러한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KU-55933)을 찾아냈다.

시험관실험에서 이 물질은 HIV에 감염된 세포의 증식을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임상시험은 물론 동물실험도 거치지 않은 상태라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HIV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전략들은 머지않아 열매를 맺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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