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체육시설을 개방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천안시 성환읍에 있는 남서울대학교의 성암문화 체육관 실내 수영장에서 주민들이 저녁에 수영 강습을 받고 있다.
문화관광부 <체육백서>를 보면, 월 2~3회 이상 생활체육에 참가하는 국민 비율은 1989년 48.3%에서 2003년에는 77.5%로 급상승했다.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도 11.4%에 이른다. 체육관을 포함해 2004년 현재 국민 1인당 보유 체육 시설은 1.1㎡다. 이는 적정 면적인 6.67㎡에 비해 16.4%에 불과하다. 건강바람을 타고 불어닥친 먹거리 선택의 다양함 역시 ‘값비싼’ 유기농 농산물을 접하기 힘든 서민들한테는 먼이야기다. 그러나 동네 학교 수영장을 찾아 건강을 가꾸고, 공원에서 무료 기체조를 배우고, 퇴근 뒤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며 건강을 되찾고 지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시설을 개방하고 각종 건강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학교나 직장, 지방자치단체는 ‘건강 발전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은 크지 않다. 정부 예산에서 체육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0.13% 수준으로 선진국의 0.5~1.6%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 정부는 1960년대부터 이미 모든 국민이 걸어서 5분거리에 체육시설을 접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15년간 체육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골든 플랜’으로 세계적인 모범을 보였다. 이제 적당한 운동, 식사 조절,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한 삶을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 유지곤 체육과학연구원 정책개발실 연구원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려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시설과 나이 및 체력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한겨레>는 창간 17돌을 맞아 건강한 삶을 위한 우리 사회 각 부문의 변화와 스포츠 참여 확대를 통한 ‘스포츠 복지’의 미래상을 그려보려고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한 크고작은 활동은 곧, 한국판 골든 플랜의 시작이다. 이제 우리 모두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 이길우 김창금 기자 nihao@hani.co.kr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물 좋은 학교서 물 올랐어요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주변에 있는 학교 시설, 근린 공원, 체육관 등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이미 절반은 건강한 셈이다. 여기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집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의 건강한 삶이 있다. ■ 상경중 수영장 찾는 박화영씨 %%990002%%
“딸 시집보내고, 아들은 유학가고, 내 건강 내가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동양 아파트에 사는 박화영(50)씨는 40~50대 중·후반 한국 아줌마의 전형적인 모습 같다. “아이들 공부시키며 아둥바둥 살다 보니까” 청춘의 화려한 봄날은 어느덧 다 가버렸다. 경기도 포천에서 이곳 상계동으로 시집온 게 27년 전. “처음 올 때는 사방이 논·밭이고 허허벌판이었는데, 지금은…. 상전벽해가 따로 없네요.” 그렇다. 여름이면 맹꽁이 울음 소리에 밤잠을 설치고, 비만 조금 내리면 땅이 질퍽해져 장화 없이는 살수 없었던 동네. 어느 순간 지하철이 들어오고, ‘쿵쾅쿵쾅’ 소리와 함께 주변은 아파트 바다로 변해 버렸다. 집안 일밖에 모르던 박씨가 운동을 시작한 것은 5년전. “오른쪽 무릎 연골이 깨져 수술을 받았는데, 의사가 수영으로 재활을 하라구 권유하더라구요.” 그래서 찾은게 “밥 앉히고 두부 사러 갔다오면 딱 알맞은 거리에 있는” 미도파백화점(현 롯데백화점) 수영장이었다. 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박씨의 인생이 달라진 것은 이때부터다. “살다보면 문화니 스포츠니 생각할 틈이 어디있어요? 연년생 계속 키워 대학까지 보낼려면 허리가 휘어요. 그런데 수영을 하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남들 앞에서 ‘나만 못하면 어떻해?’라는 지레 걱정도 했고, 물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입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남편의 친구 부인이며 27년 이웃사촌인 유인영(49)씨와 함께 용기를 내 찾아갔다. 할 줄은 몰라도 재미가 있었고, 나날이 유영 거리가 늘어가는 기쁨과 함께 인내심까지 생기는 경험이 뿌듯했다. 무엇보다 왼쪽 무릎의 통증이 가시면서 완벽한 재활의 효과까지 누렸다. 2년 전부터는 걸어서 25분 거리에 있는 상경중학교로 나간다. 웬 학교냐구?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02년 11월 지어진 상경중 수영장은 학생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되는 ‘속이 꽉찬’ 시설이다. 정부가 1990년대 말부터 학생 실습과 지역복지를 위해 서울 시내에서 스포츠 시설이 빈약한 곳을 선택적으로 골라 초·중·고 37곳에 체육관을 만들었는데, 상경중도 그 가운데 한 학교다. 아둥바둥 살다보니 어느새 청춘은 가고…
무릎 수술뒤 시작한 수영 “이렇게 좋을수 없어”
학교수영장 값싸고 알차…수강생과 만남도 활력소
학교 주변 주민들은 주로 오전반 수강을 하는데 회원수는 1500명이나 된다. 학생들의 교과과정 수업(주로 오후)까지 생각하면 월 2200명 정도가 수영 강습을 받는 셈이다. 수영장의 연간 수입이 회비 등을 포함해 5억원에 이르니까 웬만한 사설 수영장 뺨치는 셈이다. 박씨는 “학교 수영장이라 월 회비 3만3천원으로 싸고, 물은 항상 최고급 수준”이라며 입이 마르게 칭찬한다. 시설 자체를 체육과 선생님들이 직영한다. 그래서 위탁 경영하는 시설보다 유지보수 등 시설 관리가 철저할 수밖에 없다. “하루 4번씩 물을 여과한다”는 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물론 월 6만~9만원하는 시설과 비교할 때 사우나장이 없고, 인원이 많아서 샤워장이 비좁게 느껴지는 것은 단점이다. 이럴 땐 정부가 나서 “주민들 위해 정부가 지원을 더 해 주었으면”하는 바람이 일곤 한다. %%990003%%
수영 경력 5년의 박씨는 최상급반 소속. 50m레인 10바퀴는 자유영, 평영 등 각종 영법을 구사하며 쉽게 돈다. 최대 15바퀴도 돌 수 있단다. “물속에 들어가 드러눕기도 하고, 재주도 넘고, 잠수하면서 혼자 생각에 잠기기도 해요” 지금은 오리발을 끼면서 속도감을 더 느끼기도 한다. 한 레인 20명의 같은 반 수강생들과 만나는 게 즐겁다. 선배, 후배 하면서 모이고, 끝나면 차마시고, 때로는 바깥에서 외식을 하는 것은 삶의 활력소다. 박씨는 수요일 오후에는 꽂꽂이를 하고, 가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주관하는 유적답사나 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삶을 건강하게 꾸려가고 있다. 이달초에도 광양 홍쌍리씨가 운영하는 매실농원에 갔다왔는데 “못생긴 것 사먹는게 좋고, 잘생기고 반들반들한 것은 농약으로 키운 것”이라는 홍쌍리 여사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한다. 하긴 박씨가 시집왔을 때 모든 먹을 것은 농사를 짓거나 텃밭에서 가꿔 먹었다. 된장에 상추쌈, 양푼에다 보리밥과 봄나물 섞어 토속적으로 먹던 그 시절이 얼마나 정갈했던가? 지금은 적게 먹고, 즐겁게 상상하고,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게 건강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어요. 스포츠 시설도 많이 늘어났구요. 이제 누가 해주기를 바라지 않고, 근처 수영장이라도 찾아 보세요.” 박씨는 누구한테든 이렇게 말할 수 있단다. 함박 웃음이 싱그럽기만 하다.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 동네 체육공원 찾는 전준자씨 “기 펄펄~ 백발 물렀거라” %%990004%%
어렸을땐 ‘제2의 최승희’를 꿈꾸며 무용을 했다. 눈에 띄게 이쁜 얼굴에 키도 또래보다 컸다. 동네 뒷산에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꽃에 식초를 넣고 발효시킨 ‘두견주’를 매일 한컵씩 먹었다. 몸이 유연해진다고 오빠가 먹으라고 했다. 대학 다닐땐 당시 유행하던 하이힐을 신을 생각도 못했다. 키가 큰 것이 흉이던 시절이었다. 미팅에 나가면 “멀대같이 키가 크다”고 놀림을 받곤 했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의 기억은 아름답기만 하다. 전순자(67) 할머니는 거울에 비치는 흰 머리카락과 주름진 얼굴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살아가는것이 감사하기만 하다. 37년간 달고 살아온 당뇨병, 신혼시절에 물동이를 들다가 어긋난 척추뼈 때문에 평생을 괴롭혀 온 디스크, 양성 갑상선에 맹장 수술까지....목욕탕에서 뒷꿈치 각질을 긁어 내다가 당뇨탓에 골수염이 생겨 딸내미 대학 원서 내는 것도 못보고 병원에 입원도 했었다. 자궁 종양 제거 수술도 했다. 5번 수술과 12차례의 입원. 디스크의 후유증으로 왼발은 아직도 불편하다. 이미 5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한때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고 주변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종합병원 같았던 전씨의 육체와 정신은 활기에 차 있다. 얼굴에 빛이 난다. 1년전부터 동네 공원에서 기체조를 열심히 한 결과이다. 집에서 걸어 20분 걸리는 일산 정발산 중턱의 체육공원. 전씨는 매일 오전 6시40분부터 50분간 하는 기체조에 참가한다. 1백여명의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동 준비를 하고 있다. 뜨엄뜨엄 30-40대 비교적 젊은 이들도 보인다. 맑은 하늘과 주변의 나무가 품어내는 신선한 산소로 이미 기분은 좋아져 있다. 앞쪽 연단엔 기체조 선생님(오일만·70)이 오늘도 특유의 구수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며 간밤에 굳어진 온몸의 관절과 근육을 풀어준다. “자, 웃으면서 하세요. 찡그리면 오던 건강도 달아나요.” 먼저 온몸을 흔들고 손과 발을 턴다. 탁한 기운이 빠져 나가며 경락이 뚫리게 된다고 한다. 이어지는 두드리기. 막힌 곳을 풀어주고, 혈액을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전에 힘을 주고 주먹을 쥔 손으로 세게 두르리기도 한다. 모두들 열심히 따라 한다. 옆에서 하는 박경자(72) 할머니는 10년전부터 매일 기체조를 해왔다. 어깨부터 손끝까지 저리던 증세도 사라졌고, 변도 시원하게 본다. 재래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며 얻었던 천식도 사라졌다고 한다. 이석태(76) 할아버지도 호흡을 맞추며 왼 손바닥으로 오른 어깨를 힘차게 내려치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어깨결림과 위장 장애를 극복했고, 손가락으로 얼굴 두들기를 한 뒤에는 시력이 좋아져 돋보기 없이 신문을 본다고 항상 자랑하신다. “자, 이번에는 접시 돌리기 입니다. 힘차게 돌리세요.” 마치 손바닥에 접시를 올려 놓은 것처럼 펴고 360도 돌리는 동작이다. 온 몸의 관절을 풀어주고 허리의 유연성을 살리는 동작이다. 활을 쏘듯이 근육을 팽팽하게 늘려주다가 당기기도 한다. “마음 속으로 간장과 위장을 생각하시고 힘찬 구호와 함께 마무리 두드립시다” 은행에 다니다가 은퇴한뒤 기체조 지도자로 나섰다는 선생님은 실제 나이보다 10여살은 젊어 보인다. “신장 튼튼, 비장 튼튼” 유치원 어린이들처럼 입을 맞추어 소리 지르며 내장 부위를 힘차게 두드린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전씨는 1년전 그때가 떠올랐다. 친언니로 부터 동네 공원에 가서 기체조를 하면 몸이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기체조에 매달렸다. “선생님이 하는 한마디 말씀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따라 했어요. 나는 저 분이 아니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전씨는 이제 당뇨도 겁나지 않는다.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하니 혈당수치는 항상 일정함을 유지한다. 요즘은 매주 목요일 국립의료원에 가서 당뇨환자를 위해 자원봉사도 한다. 전씨에게 활력을 준 기체조는 단월드에서 전국 700여개 공원에서 무료로 강습한다. 기체조는 이승헌 단학선원 창시자가 지난 1980년 공원에서 중풍환자를 상대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국에서 10만여명 정도가 기체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무료로 가르치기에 노인네들이 부담없이 함께 한다. 전씨는 병들었던 자신을 극진히 간호해 ‘열부’라는 소리를 들었던 남편 장태섭(73)씨를 요즘 보채고 있다. 같이 새벽에 기체조 하러 가자고…. 글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 국일정공 체육관 찾는 하창호씨 “퇴근뒤 한 경기 어때요” %%990005%%
퇴근 시간이 지난 오후 8시. 인천 도화공단의 한 실내 체육관 안에서는 밝은 조명 아래 농구 경기가 한창이다. 뛰는 이들의 발소리, 농구공 튀는 소리, 패스하라고 질러대는 소리,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로 체육관은 열기가 뜨겁다. 코트 밖에선 넥타이를 맨채 자신의 직장 팀을 열심히 응원하는 이들도 한껏 흥분한 모습이다. “부장님, 방금은 슛이 아니라 뒤에 있는 우리 편에게 패스를 했어야죠, 패스를!” 농구 경기를 하면서 부하 직원으로부터 따끔한 잔소리를 들어도 하창호(41)씨는 마냥 즐겁다. 이곳 체육관에 들어서면서부터 회사의 복잡한 일들은 잊어 버린다. 스트레스는 흐르는 땀과 함께 말끔히 사라진다. 물론 건강한 몸은 기본으로 얻는다. 하씨가 인천광역시 도화동에 자리 잡은 이곳 국일정공 생활체육관을 찾은 지도 벌써 3년째. 그는 부평구에 있는 지엠(GM) 대우를 다니고 있지만 체육관이 개방돼 이곳에서 맘껏 운동할 수 있다. 그는 이제 일주일에 두 번씩은 이곳을 찾아 농구를 해야만 한 주가 지난 것으로 생각할 정도다. 체육관에서 1년에 3~4번씩 여는 ‘달빛 리그’에도 참가해 다른 직장 및 지역 팀들과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달빛 리그는 퇴근 뒤 직장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밤에 운동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친선 경기이지만 상패를 놓고 치열한 경기를 벌인다. 3년째 농구를 해 오면서 하씨의 몸과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예전에는 저녁에 주로 술자리를 가졌다.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운동할 공간과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퇴근 뒤에는 어두워서 농구를 할 수 없었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었다. 이제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는 그는 “집에서도 술 대신 운동을 즐기고 오는 아빠, 남편으로 거듭나 환영받고 있다”며 “이제 운동하러 간다면 식구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몸무게와 뱃살도 줄었다. 3년 전 84㎏에서 이제 78㎏을 넘지 않는다. 허리둘레도 1인치 이상 줄어 입던 바지가 안 맞는 것도 즐거운 고민이다. 과거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아 싱겁게 먹고 운동하라는 주의도 받았지만, 이제는 혈압이 120/80이하로 표준 혈압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근무해 허리 통증도 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사라졌다. 체력이 좋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주위 동료들은 영양제나 보약 챙겨 먹는 것 아니냐며 부러운 시선으로 농담하지만 그는 영양제 한 알도 먹지 않는다. 스트레스 해소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몸담고 있는 지엠 대우는 벼랑 끝에 갔다가 일어난 회사이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감이 매우 심했다. 체육관을 이용하기 전에는 어깨, 머리 등에 만성통증도 있었다. 동료들 사이의 친목 도모에도 운동만한 것이 없다. 하씨는 “신입 사원이나 평소 말도 붙일 틈이 없었던 동료 사원들이라도 이곳에서 함께 운동하면 격의 없이 친해진다”며 “헬스 클럽에서 혼자 참고 하는 운동과 달리 함께 하는 운동이라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꾸준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가까운 곳에 있는 하씨의 경우는 무척 운이 좋은 편이다. 회사는 체육관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지만, 체육관을 찾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가까운 편이다. 하씨는 “경기도 안산 공단에서 오는 사람도 많고, 멀리 서울, 의정부 등에서 찾는 팀도 있다”며 “아무리 멀어도 퇴근 뒤 이런 시설에서 함께 운동할 수 있으면 기꺼이 달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직장인들이 퇴근 뒤 함께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5년 전에 사비를 털어 이 체육관을 세운 강인덕(50) 국일정공 사장은 “체육관을 사용하려는 직장인들의 문의가 넘쳐 나고 있다”며 “더 많은 직장인들이 운동하려면 이런 체육관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 학교 대표로 선수 생활을 했고, 현재 국민생활체육 전국농구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는 강 사장도 틈이 나는 대로 회사 직원들과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일 가운데 이런 시설을 짓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며 만족한 웃음을 보인다. 글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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