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보건소는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전국 보건소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진명헌 내과전문의가 보건소 로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과 격의없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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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평가 전국 1등한 ‘아산 보건소’ ”우리 보건소가 전국에서 제일 좋은 보건소랴. 진작부터 세상이 다 알았는디 나라에선 인제야 알았내벼.” 충남 아산시 보건소에서 만난 장금순(62·아산시 읍내동)씨는 가슴에 약봉지를 품고 깔깔대며 웃었다. 지난 13일 이 보건소를 찾았을 때 만난 주민들의 평은 한결같았다. 장씨뿐만 아니라 손옥주(56)씨, 박경화(30)씨 등은 “가난한 사람을 사람 대접하는 곳이니 애초부터 최고 보건소 자리는 떼놓은 당상이었다”며 주저없이 “우리 보건소”라고 불렀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보건소를 상대로 한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그대로였다. 1998년에 지어진 아산보건소는 1000여평 넓은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연면적 1096평 규모로 종합병원급이다. 의료진은 전문의 6명을 포함한 한방·양방 의사 32명을 비롯해 모두 120여명에 이른다. 건강검진실은 혈액으로 암을 일으키는 인자를 찾아내는 등 70여가지 검사를 하는 혈구 분석기와 풍진, 후천성 면역결핍증, 갑상선 질환을 가려내는 면역발광기, 생화학검사기 등 25종류의 첨단 장비를 갖췄다.
그러나 주민들이 ‘우리 보건소’라고 부르는 것은 좋은 건물과 시설, 우수한 장비에 앞서 보건소가 헌신과 친절을 밑바탕으로 발로 뛰는 의료서비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동안 방문보건사업 대상자인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집에 있는 암환자 등 6900여명을 모두 조사해 1~4군으로 분류하고, 1군(집중관리대상)은 1주일에 1~2차례, 2군(정기관리대상)은 월 1~2회 찾아가는 맞춤식 의료서비스를 시행했다. 또 정부의 6대 건강증진사업인 금연·절주·건강·운동·영양·구강보건 사업 등을 모두 직접 운영해 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다가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든 반긴다. 요즈음은 요가와 비만 탈출 운동법도 가르친다. 물론 무료다. 또 자주 전화해 증세를 묻고, 아이들 예방 접종일까지 일일이 알려준다. 이처럼 신뢰가 쌓이면서 시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자원봉사자 200여명과 질병모니터 요원 700여명이 방문보건사업 대상자 집에서 청소·세탁·목욕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별로 독거노인을 보살피며, 전염병 발병 등을 알리는 등 ‘건강 지킴이’로 자리매김했다. 두달여 전부터는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휴일 진료를 시작했다. 또 7월부터는 차상위 계층 가운데 40살 이상 1만5천여명의 건강 관리를 위해 전수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환자와 의료진의 마음이 통하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죠. 우리 보건소 표어인 ‘소외는 이제 그만, 가족처럼 하나 되어’를 실천하는 의료기관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죠.” 진명헌(32·내과) 전문의의 말이다. health.asan.chungnam.kr (041)544-4000. 아산/송인걸 기자
“진료기관서 탈피 방문보건사업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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