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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2 20:13 수정 : 2005.05.22 20:13

서울 상계동 신상계초등학교 어린이들이 13일 학교에 오자마자 운동장을 도는 건강 달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건강한 삶 사회가 함께

⑴ 보통사람 3인의 건강한 삶
⑵ 주민에게 활짝 문을 연 학교
⑶ 사원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일터
⑷ 주민 건강 챙기는 지방자치단체

신 상계초등학교 ‘건강달리기’

“다른 날은 달려서 5바퀴 도는데, 오늘은 힘들어서 중간에 걸었어요.” “뛰어서 10바퀴나 돌았어요. 달리기 하니까 기분도 상쾌하고 신나요.” “달리기하고 교실에 가서 스티커 한 개씩 붙여요. 끝까지 붙이면 금강산에 놀러가요.”

서울 상계동에 있는 신 상계초등학교의 아침은 ‘건강달리기’로 시작된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스탠드에 둔 아이들이 달리기를 한다. 학교의 비만관리 및 체력향상 사업의 하나지만, 달리기를 지도하는 교사가 없어도 아이들은 알아서 뛴다. 자신의 목표만큼 뛰면 교실 벽에 있는 판에 스티커 한 개를 붙인다. 스티커 열개마다 의정부 판문점 철원 등 금강산까지 가는 중간 역이 있다. 이를 다 채우면 체험학습 과정으로 금강산도 갈 수 있다는 꿈에 부푼다.

〈16일치 2면 참조〉

유재정 수업연구부장은 “강제로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성취감을 느껴 아이들이 열심히 참여한다”며 “건강달리기를 통해 운동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키우고, 부족한 활동량을 채워 비만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지 교장은 “학부모들 가운데에는 맞벌이가 많아 가정에서 아이들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기 어렵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의 건강달리기 모습을 보고 격려전화를 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우린 학교 오면 달려요
능력껏 달리면 되고요, 목표 4∼5바퀴 채우면
금강산 체험학습 가는 스티커도 붙여줍니다
‘뚱뚱이’ 는다는데요, 우린 ‘날씬이’ 늘었어요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학생 신체검사 결과를 보면, 고도 비만이 5년 전 전체의 0.61%에서 지난해 0.77%로 늘었다.

그러나 이 학교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에만 초기 비만 86명 가운데 23%인 20명이, 중등도 비만을 보인 92명 가운데 3명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2명은 초기 비만으로 가벼워 졌다. 이와 함께 ‘매일 운동하는 것이 좋다’는 답이 건강달리기 전보다 13.7% 포인트, ‘음식을 먹다가 몸무게 조절을 위해서 자제한다’는 답이 9.8% 더 올라갔다.

이 학교 비만 예방사업의 자문위원인 유선미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비만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의 보건사업으로 비만을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비만 학생들만 대상으로 이런 사업을 하면 자칫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소외감과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사업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학교가 나서는 비만 예방사업의 효과는 외국에서도 증명됐다. 한 예로 싱가포르 교육부는 1992년부터 비만 아이들을 포함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동을 늘리는 수업 배치, 운동시설 및 장비 제공, 야채나 과일 먹는 기념일 지정, 건강과 체력에 관한 토론 등을 했다. 그 결과 체력측정 때 합격비율이 1992년 57.8%에서 2001년 80.3%로 늘었다. 학생들의 비만도 14%에서 10%로 줄었다.

유 교수는 “인스턴트 식품 등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컴퓨터게임, 교통수단 등의 발달로 활동량이 계속 줄어드는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다”며 “뚱뚱하다고 놀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학교 등이 나서 이들을 적극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서울시내 23개 학교 주민에 수영장 개방

2005년부터 민자유치 가능
생활스포츠 기지로 부상



학교가 수영 등 생활스포츠의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기축구회의 주무대가 초등학교 운동장인 것은 이미 오래된 얘기. 최근에는 품격높은 학교 실내수영장이 주민들을 부르고 있다.

서울의 경우 1990년대 말부터 각 지역별로 학교 33곳을 정해 실내수영장(체육관)을 건립했다. 주변의 스포츠 시설 여건이 열악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우선적으로 가려내 수영장을 지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상경중학교를 비롯해 서울시내 23개 학교가 주민들에게 수영장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학교 수영장 시설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학교 체육교사가 주축이 돼 직영을 하는 경우, 주 3회 수영 강습비는 월 3만~3만5천원 수준이다. 학교에 따라 민간위탁을 하게 되면 가격은 조금 올라간다. 그래도 사설 수영장보다는 가격이 싸다.

90년대 말부터 시작한 서울시내 학교 복합화시설 사업도 학교와 주민간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와 구청·시교육청 3자가 함께 돈을 투자해 수영장, 운동장 지하주차장, 체육관을 학교에 짓는다.

서울 강남의 포이초등학교는 2003년 수영장(25m 6레인), 체육관, 지하주차장(192대) 공사에 들어가 올해 마무리했다. 마포구의 창천초등학교는 체육관, 수영자, 지하주차장, 정보센터, 에어로빅 시설을 갖춘 학교를 만들기 위해 공사계약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이런 식으로 완공됐거나 공사 준비에 들어간 학교는 모두 57개나 된다. 지방은 시·군·구에서 학교에 복합화시설을 짓고 있는 예가 많은데, 도서관, 디지털자료실, 주차장 등 문화시설이 많다.

민자유치법이 만들어져 올해부터는 학교에 새로운 스포츠 시설을 짓게 될 때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되면 투자하고, 일정기간 뒤 학교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도심 지역에서 여유 땅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민간은 돈을 대고, 학교는 장소를 제공해, 주민들이 스포츠 복지가 늘어나는 일석삼조의 방향인 셈이다.

유지곤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정책개발실 책임연구원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려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체육시설과, 나이·체력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 지도자 등이 마련돼야 한다”며 “요지에 있는 학교는 시설 확대와 파급효과 면에서 최적의 스포츠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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