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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4 18:41 수정 : 2005.05.24 18:41

최근 시중에 떠도는 말 중에 히키코모리라는 일본말이 있다. 바깥 세상과 접촉을 끊은 채 몇 달이고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사람과 정서적 교감도 없고 끼니나 운동을 챙기지 않아 삶이 피폐해지는 것은 물론 건강도 크게 악화되는 그야말로 방구석 폐인이다.

이와는 반대로 원만한 대인 관계를 가지고 즐거운 생활을 한다면 정신 건강에 좋은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원만한 대인 관계는 신체 건강에도 이로울까? 이달 초에 하버드대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를 바탕으로 말한다면, 심장병 예방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가 62살인 3267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네트워크’와 ‘인터류킨-6’이라는 핏속의 화학 물질을 조사해서 분석했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결혼 여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척과 친구의 수, 종교행사 참석 여부, 노인단체 참가 여부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인터류킨은 노인들에게서 수치가 높게 나오면 심장 기능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물질이다. 분석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남성은 탄탄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진 남성에 비해 인터류킨 수치가 훨씬 높았다. 이는 심장에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연구 결과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돈독한 남성들이 건강하다는 기존의 믿음을 실제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 활동이 적은 남성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흡연, 과음, 운동 부족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고립된 사람은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2004년 스웨덴 우메오 대학 연구진은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남성들이 자녀, 부인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 때문에 사망할 가능성이 70%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아버지의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라는데, 우리 사회에는 자녀를 외국에 유학 보내고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가 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 사이가 점점 더 팍팍해지는 요즘, 더불어 즐겁게 살면 몸과 마음이 평안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절실히 와 닿는다. 진정으로 강한 남성이 되고자 한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그들을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 www.enh21.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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