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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2 20:15 수정 : 2005.06.02 20:15

말기암 불청객 믿음으로 꺾고 의지로 쳐냈죠

“아버님의 투병의지, 가족의 흔들림 없는 지원, 의료진에 대한 깊은 신뢰가 (암 극복) 비결입니다”

대한암협회 주최 암 극복 가족수기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황순섭(31·가운데)씨는 아버지 황병태(63·오른쪽)씨의 암투병성공기를 자신 있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러나 3년 전 아버지가 폐암 3기말과 후두암 2기를 한꺼번에 진단받았을 때 온가족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3남 1녀를 키우기 위해 농한기에도 쉬지 않고 양계장 청소, 쌀 수송, 하우스일 등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가 예순을 막 넘겨 이제 고단한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려는 찰나에 암이라는 불청객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순섭씨는 “목이 붓고 피부가 간지러워 병원을 찾았던 아버지가 우연히 엑스레이 검사에서 이상한 것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2년 전부터 새벽에 잦은 기침을 했지만 누구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폐암은 3기말이고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3남1녀는 건강검진을 미리미리 챙겨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도 후회스러웠다고 한다.

아버지에게 암을 알리던 날, 강하게만 보이던 아버지는 그대로 무너져 서럽게 우셨고, 난생 처음 보는 아버지의 눈물 앞에서 3남 1녀도 따라 하염없이 울었다.

마침내 3남 1녀는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또 아버지는 자식들의 간절한 소망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어 치료가 시작됐다. 시급한 폐암 치료를 위해 항암치료 6회, 그 후 목과 폐의 종양을 줄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가 35회와 후두암 수술이 이어졌다.


치료는 2004년 12월에 끝났다. 다행히 폐에 있는 종양은 제한 병기로 흔적은 남아 있지만 더 이상은 진행되지 않았고, 후두암 수술도 목소리를 잃지 않고 성공적으로 마쳤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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