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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0 13:38 수정 : 2005.06.10 13:38



영화속건강 | 남극일기

부쩍 오른 수은주를 무색케 한 영화 <남극일기>. 포스터 속, 눈을 뒤집어쓴 배우 송강호의 번득이는 눈빛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 탐험대장 도형(송강호 분)은 남극 도달불능점으로 가는 최초 무보급 횡단을 계획한다. 탐험이 스무 날을 넘길 무렵, 탐험대는 우연히 80년 전 같은 여정을 밟았던 영국 탐험대의 일기를 발견한다. 남극 도달불능점 정복을 꿈꿨지만 결국 오두막에서 최후를 맞았던 영국 탐험대의 비극이 기록돼 있었다.

이 때문일까? 일기장을 발견한 후부터 탐험대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가장 처음 나타난 것이 바로 ‘감기’. 탐험대원 서재경(최덕문 분)이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운이 떨어지며 기침이 나는 감기 증세를 보인다. 결국 서 대원은 시름시름 앓다가 일행에 뒤처져 실종되고 만다.

‘감기?, 추운 남극에서 감기에 걸린 것이 뭐 그리 대수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남극에는 감기가 없다. 신기한 일 같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감기의 원인인 감기 바이러스가 남극의 혹한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많이 나면 감기에 걸리기 쉽지만 영하 20도가 넘는 혹한에서는 오히려 감기 걱정이 없다.

감기 바이러스가 추위에 약하다는 것은 탐험가들에게 참 다행한 일이다. 하도 흔하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지만 남극처럼 극한의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는가? 탐험 중 심한 감기라도 걸린다면 서 대원처럼 낙오되기 십상일 테니.

혹자는 ‘약을 잔뜩 싸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아직까지 세상에 없다. 이는 계속 얼굴을 바꾸는 감기 바이러스의 생존법칙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만 해도 100여종이나 된다. 게다가 이 바이러스는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켜 유전된다. 따라서 한번 감기에 걸린 뒤 이 종류의 감기에 대한 항체가 생겼다 하더라도 나머지 수십개 심지어는 수백개의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기 때문에 또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감기를 물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먹고 푹 쉬고 충분히 자는 것이다. 현대 의학도 해결하지 못하는 감기 바이러스를 우리 몸은 물리칠 수 있다. 이렇게 해주면 대부분의 감기는 일주일 이내에 말썽 부리지 않고 물러간다. 문제는 잘 치료하지 않았을 때 오는 합병증이다. 일주일 이상 떨어지지 않고 누런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이미 급성 축농증으로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일상에서의 감기는 서 대원의 경우처럼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협적이지 않다. 그러나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www.hana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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