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4 18:07
수정 : 2005.06.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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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전문의가 고열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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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한겨레신문 공동기획
④ 어린이 발열
멀쩡하던 아이가 갑자기 온몸이 뜨거워지는 증상과 함께 보채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무척 당황하게 된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아이를 들쳐업고 응급실까지 달려오는 엄마를 본 적이 있을 정도다.
열은 그 자체로 반드시 몸에 해롭지는 않다. 면역력 등 몸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열을 떨어뜨리는 치료가 원인 질환을 낫게 하는 치료는 아니다. 열이 날 때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린이 발열은 상기도 감염, 특히 급성 비·인두염(감기)에 걸려서 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그 밖에도 원인 질환들이 많다.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조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자칫 큰 일이 날 수 있는 것이다.
폐렴·뇌수막염등 심각할수도
5일이상 지속 눈 충혈땐
‘혈관염’ 가와사키병 의심
체온·발열시간 등 잘 살펴야
특히 3개월 미만의 아기는 면역력이 약해 열이 날 경우 가벼운 감기일 수도 있지만 패혈증이나 폐렴, 뇌수막염 같은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발열의 원인은 굉장히 많지만, 크게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경우, 가와사키병과 류마토이드 관절염 처럼 질병 자체가 발열 현상을 유발하는 경우, 외부 온도가 높을 때 체온 조절을 잘 못해 생기는 경우 등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특히 5일 이상 고열이 나며 눈이 충혈되고 입술이 빨개지는 경우 가와사키병을 의심할 수 있다. 주로 4살 미만 어린이에게 흔한 이 병은 중간 크기의 혈관을 주로 침범하는 전신성 혈관염으로 발병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미국 보다 6~10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나만 해도 지난 10년간 가와사키병에 걸린 아이를 1천명 가량 진료했다.
신생아들은 체온 조절 기능이 미약하여 외부 기온이 높거나, 옷을 지나치게 두껍게 입거나 이불을 덮어놓을 경우 열이 날 수 있다. 오한과 땀은 열이 오르내릴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열이 나기 직전에 열을 내기 위해 추위를 느끼며, 몸을 떨 수 있다. 그러나 열이 오르고 나면 이런 증상은 사라진다. 또한 열이 나는 원인이 사라질 때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땀을 흘릴 수 있다.
그러나 발진의 경우에는 ‘열꽃’이라 불리는 가벼운 바이러스성 발진에서부터 심한 중독성 감염이나 가와사키병 같은 질환의 증상일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열이 나는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아이의 발열 횟수, 지속 시간, 온도 등 발열 양상과 동반 증상들을 잘 파악하여 담당 의사에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그냥 “아이가 열이 난다”고 말하지 말고 “어떤 체온계로 어느 부위 체온이 몇 도 몇 부까지 올라갔다”고 정확한 정보를 담당 의사한테 주면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오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수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
dskim6634@yumc.yonsei.ac.kr
경기·호흡곤란땐 꼭 병원에 가보길
열 떨어졌다고 안심 말고 원인 치료해야
김동수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날 때 다음의 세 가지를 잊지말 것을 당부했다.
열은 재는 부위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열이 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신체 부위마다 다르다. 겨드랑이의 경우에는 37.4도 이상, 구강 체온을 잴 때는 37.6도 이상, 귀에 넣어서 측정하는 고막 체온은 37.6도 이상, 항문 체온을 기준으로 할 때는 38.0도 이상이어야 열이 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땐 반드시 병원에 가라 아이가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열 경기를 하는 경우, 아기가 의식이 흐려지고 몸이 늘어지거나 심하게 보채고 호흡이 어려운 등 몸이 아픈 경우, 소변량이 줄고 몸이 늘어지면서 탈수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등에는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열이 떨어지면 치료가 된 것인가
열이 떨어졌다고 마치 원인이 치료된 것처럼 착각하는 수도 있지만 원인을 찾아내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항문 체온과 겨드랑이 체온이 41℃ 이상이면 열 자체에 의해 생체 대사작용 및 신체 기능에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일단 해열 치료가 필요하다.
안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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